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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40일간 500억원 적자"…전공의 떠난 병원들 수입 얼마나 줄었나

등록 2024.04.07 19:30

수정 2024.04.07 19:36

[앵커]
의정 갈등의 해결책은 묘연한데, 병원들은 쌓여가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환자들 입장에선 이러다, 수술이나 치료 받을 병원이 문을 닫진 않을까 걱정하는데요 경영 상황이 얼마나 악화된 건지 사회정책부 박재훈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47일째입니다. 그사이 병원의 수입이 그렇게 많이 줄었습니까?

[기자]
대한병원협회가 500병상 이상인 수련병원 50곳을 조사해 봤는데요. 전공의들이 본격적으로 현장을 떠난 2월 20일부터 지난달 말일까지 45일 동안 수입이 작년보다 42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로 수술보조와 입원환자를 맡는 전공의들이 자리를 비우면서 보시는 것처럼 병상 가동률은 약 20% 입원 환자 수는 약 28% 줄어든 탓입니다.

[앵커]
큰 병원, 작은 병원 할 것없이 타격이 큽니까?

[기자]
아무래도 큰 병원일수록 입원이나 수술 환자가 많다 보니 타격이 더 큰데요. 병상가동률 감소폭을 보면 500-700병상 규모의 병원은 12% 줄어든 데 비해 1000병상 이상 병원은 20% 가까이 줄었습니다. 입원환자도 대형병원일수록 더 많이 줄었는데요. 때문에 수입감소폭도 1000병상 이상에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흔히 말하는 빅5 병원이 더 타격을 입었다는 얘기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세브란스 병원이 빅5 중 가장 먼저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했고, 뒤를 이어 서울아산병원, 2일엔 서울대병원이 비상경영을 선언했고요. 서울성모병원 역시 검토 중인 상황입니다. 규모가 큰 만큼 하루 적자 폭도 10-15억원에 달하는데요. 최근 서울아산병원장은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지금까지 순손실이 511억원, 연말까지는 46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재작년 이 병원의 의료수익이 약 1690억원이었는데, 이대로 상황이 계속될 경우 올해 6000억원 이상 수입이 감소하는 셈입니다. 빅5 중 한곳에선 이대로면 4개월을 더 버티기 어렵다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버티기 어렵다' 라고 할 정도면 이 상황이 이어질 경우 혹여나 치료 받던 병원이 문을 닫는 건 아닌지, 걱정이 들 수 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그렇게까지 가지 않도록 각 병원에서도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데요. 최근 서울대병원은 마이너스 통장 한도를 5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2배 늘렸고 비상진료체계가 무너지지 않도록 올해 예산 집행을 재검토할 예정입니다. 서울아산병원은 교수들의 학술비를 줄이고 학회 참가도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빅5 병원 대부분은 의사를 제외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가도 받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자 병원협회 등은 건강보험 급여 한두 달치를 미리 지급해 달라고 요청해 정부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환자들 고통은 말할 것도 없고 병원은 존폐 기로에 섰는데요, 이 사태가 끝난 뒤에도 후유증이 클까 걱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전공의들이 하루 빨리 현장에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는게 급선무 인 것 같습니다.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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