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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세계 최초 원전 폐수지 처리기술 실증…"1조원어치 활용 가능"

등록 2024.04.15 11:05

수정 2024.04.15 11:07

원자력연, 세계 최초 원전 폐수지 처리기술 실증…'1조원어치 활용 가능'

중수로 폐수지 상용규모(100kg/batch) 처리 공정 장치 /한국원자력연구원 제공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세계 최초이자 최대 용량의 중수로 폐수지 처리 상용규모 실증에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폐수지는 중수 등의 액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방사성 핵종을 제거할 때 사용한 이온교환수지다. 월성원전과 같은 중수로에서 중준위 방사성폐기물로 폐수지가 발생한다.

폐수지에는 방사성동위원소인 탄소-14(14C)가 포함돼 방사능의 농도가 높고 양이 많아 경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 처분하는 것이 어려워 발전소 내 저장탱크에 따로 장기간 보관해왔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선진핵주기기술개발부 박환서 박사 연구팀은 이를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았다.

연구원이 2018년에 개발한 '마이크로파 조사를 통한 폐수지 처리 원천기술'로 마이크로파로 이온교환수지를 가열해 화학적 구조를 바꿔 탄소-14를 분리하는 기술이다.

마치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가 음식물을 조사해 운동에너지를 발생시켜 음식물을 데우듯이, 폐수지를 2시간 정도 마이크로파로 조사하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 탄소-14가 약 99% 분리된다.

연구팀은 상용규모 공정(100kg/batch)을 개발해 지난 2월 월성발전소 내 보관 중인 폐수지를 활용한 처리해 탄소-14를 분리·저감하고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실증은 세계 최초로 안전성을 확인받고 인허가를 거쳐 실제 사용한 폐수지를 상용규모로 처리에 성공한 것으로 그 의미가 크다.

특히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의 동위원소인 탄소-14를 직접 회수해 국내 산업에 활용하거나 외국으로 수출하는 길이 열렸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 국내 중수로에 보관된 폐수지에 포함된 탄소-14는 약 1조 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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