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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만의 올림픽 출전 불발…위기의 한국 축구

등록 2024.04.29 08:21

수정 2024.04.29 09:39

[앵커]
한국 축구가 최악의 위기를 맞았습니다. 올해 초 역대 최강의 멤버로 꼽히던 국가대표팀이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했고, 파리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3세 이하 아시안컵에서도 8강전에서 피파 랭킹 134위인 인도네시아에 참패해 충격을 줬습니다. 그래도 아시아 권에선 축구 강국으로 꼽히던 우리나라가 어쩌다 이렇게 된 건지,,, 문화스포츠부 이다솜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이 기자, 인도네시아전 패배는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이 패배로,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도 무산 됐다고요?

[기자]
네, 한국 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가지 못한 건 1984년 LA 올림픽 이후 40년 만입니다. 파리올림픽 본선에 진출했다면 역대 최초 10회 연속이라는 금자탑도 쌓을 수 있었지만, 한국은 8강에서 피파랭킹 134위, 우리보다 111계단이 낮은 인도네시아에게 충격패를 당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상위 3팀이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고 4위 팀은 아프리카 기니와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거쳐 파리행 티켓을 잡을 수 있는데, 한국은 그 기회조차 받지 못한 채 허무하게 짐을 쌌습니다. 우리를 이긴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일본, 우즈베키스탄, 이라크가 4강에 진출했는데, 일본을 제외하면 우리보다 피파랭킹이 낮은 나라들인 만큼 더욱 아쉬운 결과 입니다.

[앵커]
여러 원인이 있겠지만, 황선홍 감독이 성인 국가대표 감독까지 겸하는 '투잡'을 했던 것도 독이 된 것 같아요.

[기자]
네, 아시안컵 기간 불거진 이강인 선수 '탁구 사건' 으로 한국 축구는 최악의 위기를 맞았었죠.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 되고, 황선홍 감독은 소방수 역할로 3월 A매치 기간에 한해 성인 대표팀을 임시로 맡았습니다. 대표팀내 손흥민과 이강인의 갈등을 봉합하는 등 공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기간은 23세 이하 대표팀에게도 아주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23세 이하 아시안컵의 전초전으로 볼 수 있는 대회가 중동에서 열렸는데, 황선홍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하지 못 했습니다. 황 감독은 대회를 마친 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도 "(겸직 여부)는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겸직을 수용하면서 올림픽 대표팀에 100% 집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힘들게 됐습니다. 

[앵커]
이러한 결정을 내렸던 축구협회를 향한 축구계와 팬들의 질타도 거셉니다. 먼저 대회를 준비하면서부터 아쉬움이 있었다고요?

[기자]
네, 황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대표팀 선수 23명의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유럽무대에서 활약 중인 배준호와 양현준 등 해외파 선수들을 향한 높은 기대감이 있었는데, 명단에 있던 5명의 해외파 중 3명이 막판 소속팀의 반대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 했습니다. 호주가 7명 일본과 우즈벡이 5명의 해외파를 꾸린 것과 비교될 수밖에 없습니다. 심지어 인도네시아 협회는 혼혈 선수의 귀화를 적극 추진하는 등 신태용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는데요. 이 때문에 이번 대회가 피파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어서 해외파 수급이 어려웠다고 변명하기엔 우리 축구협회의 협상력에 아쉬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해외파 선수들이 없었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를 상대로 졌다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습니다.

[앵커]
결국 이번에도 정몽규 축구협회장의 책임론이 들끓고 있습니다.

[기자]
황선홍 감독이 3월 A매치 기간 성인 대표팀을 임시로 맡을 것이라는 발표와 동시에 참사에 대한 우려는 있었습니다. 당시 브리핑에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하지 못 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을 경우, 축구협회는 어떻게 책임질 수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이 있었는데요.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의 답변 들어보겠습니다.

정해성 /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장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왔을 때 어떻게 할거냐' 그거는 제가 전력강화위원장으로서 전적으로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책임을 지겠다고 했던 정 위원장이 아직까지 특별한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책임의 화살은 협회 수장인 정몽규 협회장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과 팬들이 지도부 등 쇄신을 강력하게 요구하는 가운데,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는 정 회장의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이천수 / 전 축구 국가대표
"탁상에서 공론하듯이 하는 이런 게 잘못돼서 무조건 회장은 이번에는 그만둬야 된다"

축구협회는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려 고개를 숙였는데요. "협회에 총괄적 책임이 있다"는 다소 두루뭉술한 표현을 썼는데, 당장 대표팀 감독 선임 등 산적한 과제를 협회가 어떻게 풀어갈지 지켜봐야 겠습니다.

[앵커]
이다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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