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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Talk] 최인철 감독 선임에 피해 선수들은 다시 울었다

등록 2019.09.05 19:24

[취재후 Talk] 최인철 감독 선임에 피해 선수들은 다시 울었다

한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새로운 사령탑이 된 최인철 감독이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대표팀 운영 방침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

"잘 참았어. 충분히 이해해."

폭력을 목도한 선수들은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 상황을 피하고 싶었지만 침묵할 수밖에. 공범자가 돼 가는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다만 폭행 당한 선수를 안아줄 뿐이다.

그리고 격려. "잘 참았어. 충분히 이해해."

취재 과정에서 폭행과 폭언을 당한 선수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소속팀 현대제철에서는 물론이고 대표팀 안에서도 이 같은 일이 공공연하게 벌어졌다. 폭행 당하고 폭행 장면을 지켜보면서 선수들은 서로 피해자가 되고 가해자가 됐다.

감독은 선수를 선발하고 경기에 내보낸다. 감독 눈밖에 나면 끝장이다. 절대권력의 소유자였고, 선수들은 뒤에서 눈물을 흘려야 했다. 선수들은 무서웠고 두려움에 떨었다.

한창 이쁠 나이. 멋도 부리고 꾸미고도 싶지만 경기를 위해 많은 걸 내던져버렸다. 그런데 돌아온 건 폭행과 폭언이었다. 스트레스에 머리카락이 빠지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진지하게 은퇴 까지 고민했다. 자존감은 턱없이 낮아져 갔다.

다시 대표팀. 공석이었던 새 여자대표팀 사령탑에 최인철 감독이 선임됐다. 선임 소식을 들은 피해 선수들은 아연실색했다. 폭행과 폭언의 아픈 기억들이 다시금 떠올랐다.

대표팀에서 최 감독과 만나는 건 아닌지, 이젠 영영 태극마크와 멀어지는 건 아닌지 많은 생각이 오갔다. 그리고는 용기를 내어 힘들게 입을 열었다.

"가만 있으면 누군가 또 피해를 입을 수 있잖아요."

피해 선수들이 폭행과 폭언 사실을 직접 털어놓은 이유다. / 박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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