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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강남 살 이유 없다'·'집값 안 떨어져'…부동산 '민심' 긁는 여권

등록 2020.07.19 19:10

[앵커]
꼬일대로 꼬여 있는 부동산 문제를 놓고 정부의 기대와 시장의 움직임은 늘 딴 방향으로 움직여 왔죠. 정부와 여당의 말을 순진하게 믿었다가 무주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대다수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이제 허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추경으로 돈은 풀렸는데, 산업동력이 고갈돼 생산자금으로 가지 못한 시중 자금이 투기성 유동성으로 변질되고, 이게 호시탐탐 부동산 시장을 노리는 지금, 국민들은 차라리 "그렇게 해도 집값 안떨어진다"는 여당 의원의 말을 믿고 싶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의 포커스에서 짚어봅니다.

 

[리포트]
집권 두달째, 문재인 대통령은 김동연 부총리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17년 7월)
"부동산 가격 잡아주면 제가 피자 한 판씩 쏘겠습니다."

하지만 이 일로 대통령이 피자를 쏠 일은 아직 없었습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초반 보유세 인상에 선을 그었지만,

문재인 대통령 (2017년 8월)
"(보유세 인상은) 지금 단계에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

2년만에 '폭탄'이라 불릴 정도의 보유세·거래세 인상 카드를 꺼낼 수 밖에 없게 됐죠.

홍남기 / 부총리 (지난 10일)
"취득세·보유세·양도세 부과가 모두 대폭 강화되어"

문 대통령은 전월세 시장을 두고 이런 말도 했는데,

문재인 대통령 (19년 11월 국민과의 대화)
" 과거에는 정말 ‘미친 전월세’라는 얘기를 했는데 우리 정부하에서 전월세 가격은 안정돼 있지 않느냐."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이후 55주 연속 상승세를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살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나는 강남에 산다"던 청와대 정책실장의 말.

장하성 / 前 청와대 정책실장 (2018년 9월)
"모든 국민들이 강남에서 살아야 될 이유도 없습니다. 저도 거기에 살고 있기 때문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등은 강남 대신 지방 주택부터 매각에 나섰죠.

국민들은 공직자들이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준, '강남 불패' 신화에 더 믿음이 갈지 모르겠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도 공급 대책을 놓고, 경제부총리와 국토부 장관이 같은 날 다른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홍남기 / 경제부총리 (14일 MBC 라디오)
"필요하면 그린벨트 해제도 검토하겠습니다."

김현미 / 국토부장관 (14일 tbs 라디오)
"현재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아닙니다."

국민들은 도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이제 혼란스럽기만 합니다.

어쩌면 국민들은 TV토론이 끝난 뒤 나온 여당 국회의원 입에서 나온 실언성 발언을 더 신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진성준 / 더불어민주당 의원
"그렇게 해도 (집값) 안 떨어질 겁니다. 어제 오늘 일입니까."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금 집 사면 패가망신할 것"이라고 했었죠.

정부가 하는 말과 반대로 움직이면 돈을 번다는 '학습효과', 이번 정부에서도 되풀이 되고 마는 걸까요.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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