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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취재후 Talk] 통일부, 연락사무소 폭파 당일 대북 인도적 지원 승인

등록 2020.08.11 13:59

수정 2020.08.11 15:45

[단독|취재후 Talk] 통일부, 연락사무소 폭파 당일 대북 인도적 지원 승인

 

지난 6월 16일 오후 2시50분쯤, 북한이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폭발음과 함께 건물이 산산조각나고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6월 13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한 지 사흘 만 이었습니다.

북한은 버젓이 폭파 다음날 조선중앙TV를 통해 폭파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협력의 상징이 한순간에 폭파됐고, 폭파로 최소 180억원의 피해를 봤지만 북한은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하지만 통일부는 폭파 당일 6월 16일에도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승인했습니다.

통일부의 승인 없이 민간단체는 대북 지원을 할 수 없습니다.

미래통합당 정진석 의원실에 따르면 통일부가 6월 16일 폭파당일 대북 반출승인한 물품은 편도염, 기관지염 등에 사용하는 항생제 1억4천만원치 상당. 아직 북한에 전달되지는 않았고, 현재 물자 구매 등을 준비 중인 상태입니다.

통일부는 6월 16일 '오전'에 승인했다는 입장입니다. 승인 처리를 한 담당자는 "폭파를 인지 못했고 무관하게 승인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당일 모르고 승인을 했더라도 폭파 후 승인을 재검토했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질문에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다른 사항과 연계없이 일관되게 추진한다는게 정부 입장"이라고 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학교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부적절한 조치"라는 입장입니다.

박원곤 교수는 "그날 오전에 승인했다는 건 설득력 있는 얘기가 아니다"라면서 "승인을 했더라도 폭파가 된 이후 승인을 보류하거나 철회했어야 하는데 아무런 얘기도 없이 숨겼다는 것은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도발에 개의치 않겠다는 정부의 입장이 읽힌다"고 말했습니다.

취소나 보류를 왜 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통일부는 "교류협력법상 취소를 할 수 있지만 해당건은 사유가 되지 않는다"면서 "거짓 등의 사안이 있을 경우에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도적 지원이더라도 어떤 시기에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는지도 중요합니다. 북한에 자칫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통일부는 6월에 1차례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을 승인했다면서도, 날짜에 대한 확인을 계속 거부해왔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계속 답하지 않다가 의원실을 통해서 확인이 들어가자 그제서야 6월 16일 승인한 사실을 밝혔습니다.

정진석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7월 9일 국회보좌진들 대상 업무보고에서도 해당 건에 대한 승인만 빼놓고 보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누락한 이유에 대해서는 "코로나 관련 인도적 지원만 보고했다"고 답했습니다.

정부 스스로 부적절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입니다.

문재인정부 출범이후 민간단체 통한 대북인도적지원 승인 건수는 총 91건. 올해 1월~6월까지 방역물품 등 16건이 승인됐습니다. / 고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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