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과 안철수 의원이 오늘(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30분가량 만나 당 혁신 방향을 논의했다.
면담 일정은 인 위원장의 요청으로 지난주부터 조율돼 온 것으로 전해졌다.
안 의원은 회동 뒤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과 공감대를 형성한 당의 앞으로의 혁신 방향 4가지를 말하겠다"며 "당내 지도자들의 정치적 희생을 통해 국민의 마음과 희망을 얻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국정을 주도해온 사람들이 강서구청장 보선 패배와 혁신위 조기 해체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안 의원은 또 "용산의 잘못된 결정들을 당에서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며 당과 용산의 지지율이 거의 같은 모습을 보인다"며 "건강한 당정관계 회복이 필요하다. 지금은 그게 전혀 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 내각 및 총선에서 과학기술 인재의 적극적인 발굴과 공천 ▲ 이념 중심 진영 정치에서 민생 중심 실용 정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안 의원은 밝혔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혁신은 실패했다. 저도, 인요한 위원장도 치료법을 각각 제안했지만, 환자가 치료를 거부했다"며 "이제는 김기현 대표와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민심을 회복하고 총선 승리를 끌어낼지 답을 내놓을 차례"라고 했다.
안 의원은 앞서 인 위원장이 당 지도부가 '주류 희생'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한 것과 관련, "혁신과 희생을 위한 압박용"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걸 비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히려 그분들이 공천권 욕심 있는 분들이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라고 꼬집었다.
인 위원장은 안 의원이 밝힌 혁신 방향에 대해 첨언하지 않은 채 "아침에 말씀드린 것 외에는 추가로 말씀드릴 게 없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인 위원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그래도 국민의 뜻을 잘 반영하려고 노력했지만, 여러 가지 부족했다는 것을 여러분 앞에서 다시 고백한다"고 말했다.
다만, 인 위원장은 과학기술 인재 등용과 관련해선 "(대덕연구단지가 있는) 대전 부시장, 장관급, 대통령실 비서 중에도 과학 하는 분이 필요하고, 각 국회의원도 과학비서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인 위원장은 "오늘 온 목적은 안 의원이 내가 제일 힘들 때 지지하는 발언도 해줬고 너무 고마워서 온 것"이라며 "안 의원은 우리 당만이 아니고 대한민국에 필요한 정말 중요한 인재"라고 안 의원을 추켜세우기도 했다.
의대 교수 출신인 두 사람은 공식 석상 등에서 만난 인연이 있다고 한다. 인 위원장은 "우리 연배가 비슷하다. '닥터 안', '닥터 인'이 앞으로 친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