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Talk] 이재명측 친문의 직격 "호가호위하는 형들 정신 차려라"…친문 분열 본격화?
등록: 2021.08.17 11:09
수정: 2021.08.17 11:20
이재명 경기지사 측 김우영 전 청와대 비서관이 16일 "호가호위하는 형들 정신 차리라"며 민주당 내 친문 의원들을 직격한 글이 뒤늦게 화제다.
이 지사 대선 캠프 정무특보단장을 맡고 있는 김 전 비서관은 이날 SNS를 통해 "골수 운운하는 분들이 제일 먼저 고무신을 거꾸로 신더라"라며 "친문 자처하는 분들 중에 좋은 분들 많지만 문 대통령을 시대적 가치의 대변자가 아니라 계파 정치의 우물 속에 가두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비서관 역시 18~19대 은평구청장을 지내고 문재인 청와대에서 자치발전비서관으로 일한 '친문 인사'여서, 과열된 당내 경선 국면이 '친문 분열'로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 친문 "기본소득, 국가 정책으로는 위험"…이재명 저격이 '화근'
김 전 비서관의 공개 비판은 같은 날 친문 의원들의 '기본소득 공개 비판'이 화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기본소득이 위험한 정책이냐"고 반문하며 "국민들 삶이 위험천만한 상황에, 로봇세·데이터세 도입해서 청년기본소득이라도 다른 나라보다 제일 먼저 도입해야 할 절박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점진적으로 추진하자는 제안을 위험한 일로 몰아가는 것은 무슨 저의냐"며 "빚진 것도 없는 기재부에 절절 매는 한심함은 주권재민의 추상같은 명령에 대한 불복종"이라고 비판했다.
김 전 비서관은 "관료주의에 포섭되고 계파주의에 매몰된 당신들의 폐쇄성은 설 자리가 없다"며 "다수의 선량한 분들의 가치 논쟁은 환영하나 반(反) 누구누구 하는 허접한 계파 정치적 술수는 이제 그만하시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을 점검해보자는 친문 의원들 주장의 배경에는 이 지사를 견제하고 이낙연 전 대표를 키우겠다는 정략적 의중이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 친문, 이재명 견제 본격화?…'원조 친문' 측면 지원 변수
이날 이 지사 측 의원도 통화에서 "정책 검증을 빙자한 반(反) 이재명 전선 노골화"라며 "위선적 행태"라고 직격했다.
이런 반응이 나오자 회견에 참여한 한 친문 의원은 "기본소득이 설득되면 이 지사를 적극 지원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런 식의 해석이 오히려 모욕"이라고 맞받아 논쟁이 가열됐다.
이 지사 측에선 이번 회견을 계기로 아직 어느 캠프에도 몸 담지 않은 친문 의원들의 결집이 더 분명해질 것이라고 내다보는 분위기이다.
한 의원은 "정세균 전 총리와 이낙연 전 대표의 연대를 놓고 중간에서 친문 의원들이 역할을 하려 한다"고 했다.
지난 2017년 대선 경선 때 문재인 후보를 치받았던 이 지사에게 앙금을 가진 친문 지지자들이 기폭제가 될 여지도 있다.
전해철·김현미·유은혜 등 전·현직 장관이자 원조 친문 인사들의 향배도 관심이다. 이들의 대선주자 측면 지원이 한 달여 남은 경선 구도에 변화를 줄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문재인의 남자'로 불렸던 윤건영 의원과 양정철 전 비서관도 아직 대권구도 전면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
일각에선 "결국 각자의 향후 거취에 따라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전해철·유은혜 장관은 경기지사를, 김현미 전 장관은 전북지사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