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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75일 앞둔 사면, 정국에 미칠 파장은?

  • 등록: 2021.12.24 21:19

  • 수정: 2021.12.24 21:29

[앵커]
대선을 75일 앞둔 시점에 예상을 깨고 단행된 사면이어서 대선 정국에 미치는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새롭게 불거진 '박근혜 변수'가 선거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정치부 서주민 기자와 좀 더 알아보겠니다. 서 기자, 앞서 리포트에서도 보셨겠지만, 연초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은 "국민적 공감대 없이는 사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잖아요. 아직은 사면 반대 여론이 우세했는데, 왜 이렇게 전격적으로 생각을 바꾸게 된 겁니까?

[기자]
청와대와 법무부는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고려됐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리가 없진 않습니다. 야권의 사면 요구를 계속 외면해 온 상황에서, 만에 하나 박 전 대통령 신변에 이상이라도 생긴다면 여권으로선 엄청난 역풍을 맞게 되겠죠. 실제로 4년 9개월간 복역하면서 건강이 최악의 상황이 됐고, 정신적으로도 견디기 힘든 상황에 내몰린 건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하지만 박 전 대통령 건강 문제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번 사면의 정치적 배경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건데, 그 부분은 어떻습니까?

[기자]
선거를 두 달여 앞둔 미묘한 시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정치적인 판단'도 작용했다고 봐야할 겁니다. 특히 문 대통령으로선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이른바 '촛불정신'과도 맥이 닿아 있는 문제고, 지지자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어서 힘든 선택이었을 겁니다. 또 이재명 후보가 당선될 경우 문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사면으로 이어지는 방식이 거론돼 왔었죠. 야권에선 한명숙 전 총리 복권과 이석기 전 의원 가석방에 따른 반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끼워넣기' 사면을 한 것이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불가피한 선택을 했다는 겁니다.

[앵커]
이번 사면이 대선에 미칠 파장도 관심인데, 아무래도 윤 후보가 박 전 대통령을 구속했기 때문에 야권 분열이 되는 거 아니냐 이런 관측이 나오는데, 당 안팎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기자]
그 문제는 박 전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지가 가장 중요한데, 당분간은 치료에 집중할 예정이어서 정치적으로도 파장이 크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특히 지난 총선 때도 박 전 대통령이 "거대야당 줌심으로 힘을 합치라"는 옥중서신을 낸 적이 있죠. 이번에도 자신의 구속이 윤 후보보다는 문재인 정부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 표명에도 신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제외된 것을 두고도 야권에서는 '갈라치기'라는 비판이 나오던데, 이 문제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윤석열 후보 캠프에 과거 친이계 인사가 다수 포진한 것과 무관치 않을텐데요. 윤 후보 측근이자 친이계인 권성동 의원은 "결국 야권 분열을 노리기 위한 정치적 술수"라고 했습니다. 권 의원은 또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의 확정판결을 받고 복역하고 있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임기말에 사면할 경우, 그때 이명박 전 대통령도 함께 사면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봤습니다.

[앵커]
그 문제는 좀 더 두고봐야겠고요. 이번 사면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와 송영길 대표 모두 사전에 몰랐던 것 같은데, 이 후보 반응이 좀 떨떠름 했어요.

[기자]
이 후보는 최근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워왔죠. 청와대로서는 정권말기의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고 있지만, 탈원전이나 부동산 정책의 큰틀까지 허물려고 하는 이 후보에 대해 복잡한 속내를 갖고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이런 상황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사면에 반대해왔던 이 후보로서는 후보와 상의 없이 정치적 상징성이 큰 전직 대통령 사면을 결정한 게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만약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전직 대통령 사면을 국민통합 카드로 쓸 수도 있었겠죠. 선거만 놓고 봐도, 여당 내부적으론 강성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을 주시하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앞으로 며칠 사이 사면 당사자들의 반응이 정국에 또 다른 변수가 될 지 잘 지켜봐야겠군요. 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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