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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뉴스'라더니…김혜경, '전격 사과' 배경은

  • 등록: 2022.02.09 21:15

  • 수정: 2022.02.10 00:53

[앵커]
가짜 뉴스라는 주장까지 펴면서 엄호했던 민주당에서 왜 김혜경 씨 당사자 사과를 전격적으로 결정했는지 그 뒷 이야기가 궁금하실 것 같아서 여당 반장 서주민 기자를 불렀습니다. 지난주말과 이번 주 초에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이 후보의 약세가 뚜렷해지는 분위기였는데, 김씨가 직접 나서지 않고는 수습이 어렵다고 판단한 거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김혜경씨 직접 사과에 대해선 이재명 후보 핵심 지지층은 반대, 친문 진영에선 필요하다는 기류여서 당내 갈등으로 번지는 분위기였습니다. 선대위 지도부도 직접 사과까지 갈 건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지만, 주말이 넘어가면서도 여론의 추이가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결단을 내린 겁니다.

우상호 (6일)
"(국민들이) 그렇게 심각하게 보시진 않는 것 같다."

우상호 (8일)
"상당히 영향을 많이 미치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습니다."

특히 심부름 갑질이나 법인카드 유용의 경우 2030이 민감한 공정 이슈인데, 지나치게 감싸다가 제2의 조국 사태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앵커]
오늘 사과에 사실관계에 대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려울 텐데, 서 반장은 어떻게 봤습니까?

[기자]
일단, 시기적으로 더 늦추지 않은 것, 또 김씨가 직접 사과를 한 것에 대해선 평가할 만합니다. 하지만 내용면에선 지난 2일에 냈던 서면 입장문과 큰틀에서 다르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 때도 배모씨와 오랜 친분 관계 때문에 도움을 받은 건 맞지만 직접 지시를 한 건 아니라는 취지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도 포괄적 사과만 했을뿐 대리처방, 사적 심부름, 법인카드 유용 등 각종 의혹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어떤 부분에 대해 사과한 것이냐는 추가 질문이 나왔지만, 수사와 감사에 협조하고 결과에 책임지겠다는 말만 했습니다. 사실 여기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앵커]
어떤 이유일까요?

[기자]
김씨 말대로 이번 의혹은 단순히 도덕적 논란을 넘어 의료법 위반, 횡령 등 형사처벌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이걸 인정한다는 건 불법을 인정하는 것이고, 상응한 책임을 지겠다던 이재명 후보의 거취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런데 수사결과가 대선 전에 나올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게다가, 김씨 의혹 수사가 이첩된 곳이 수원지검으로 이 후보 대학 후배이자, 친여 성향으로 꼽히는 신성식 지검장이 수장으로 있는 곳입니다. 산하 성남치청에선 성남FC 사건 수사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죠. 경기도 감사 역시 이 후보 측근 논란이 있고, 관련자들이 모두 퇴직한 상황이어서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결국 이 정도로 사과하고 수습하면서 대선을 치르겠다, 이런 전략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어쨌든 유력 대선주자 두 명의 부인이 모두 대국민 사과를 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는데, 김건희 씨 사과 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기자]
외관적으론 김건희 때와는 달리 마스크를 쓴 채로 회견을 진행했고요, 본질은 비켜갔지만,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는 것도 달랐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해명보단 포괄적인 사과에 그쳤다는 점은 비슷했습니다. 당시 민주당은 "뭘 잘못했고, 뭘 사과한다는 건지 모를 사과였다"며 평가절하를 했는데, 김혜경 씨 오늘 사과에 대한 국민의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박주민(12월 27일)
"제가 봤을 때, 사실 관계를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는 거죠"

[앵커]
오늘 사과로 여론이 좀 수습될까요?

[기자]
지지층 결집의 효과는 있겠지만, 의혹의 내용이 공정 이슈를 자극하는 악성이어서 중도층의 마음까지 돌려놓기엔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또 추가 의혹이 터져나올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에, 김혜경 리스크가 대선 판세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도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앵커]
그나마 새로운 이슈가 나온다면 좀 잠잠해 질 수 있겠죠.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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