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동안 정확히 말하면 지난 정부 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 앉아 있던 국가 보안법 위반 사건들이 다시 정국의 전면으로 부상했습니다. 어제는 민주노총 전현직 간부 여러명이 북한 공작원과 접촉한 혐의로 대규모 압수수색을 받았습니다. 이와는 별개로 국정원이 추적 중인 간첩단 사건도 여러 건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 한 갈래의 사건을 문재인 정부에서 확인하고도 남북관계를 의식해 덮으려 했던 정황을 저희가 파악했습니다. 서훈 당시 국정원장이 간첩 사건 수사를 사실상 방해했고, 그 사이에 간첩들이 북한과 접촉해 공작금까지 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오늘 뉴스 나인은 이채현 기자의 단독 보도로 시작합니다.
[리포트]
간첩단 혐의를 받는 '충북동지회'는 청주를 중심으로 2017년부터 북 지령에 따라 F-35 스텔스기 도입 반대 운동을 벌이다 2021년 4명 중 3명이 구속돼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소위 '청주간첩단' 사건입니다.
국정원은 지난 2018년 초 혐의 관련 증거까지 확보했지만, 당시 서훈 원장이 재가하지 않아 재판에 넘기지 못습니다.
대공분야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TV조선과 만나 "서 전 원장이 '남북 관계가 개선 중인데, 간첩 사건이 터지면 악영향을 미치니 보류하자'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서 전 원장 직권으로 간첩 수사를 막았다는 겁니다.
같은 해 4월부터 반년 간 세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열렸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소중한 출발이 될 것입니다."
서 전 원장은 충북동지회 구속 직후 국회에서 수사 결재를 보류한 걸 부인했습니다.
태영호
"'이들을 체포해 사법처리하자'고 실장님께 제기하니까 남북관계 고려해서 사건을 좀 늦추자며 결재를 미뤘다'"
서훈 / 당시 국정원장
"국정원에서 공식적으로 사실이 전혀 아니라고 확인했고요."
수사가 지연된 사이 이들은 35차례에 걸쳐 북한과 교신했고, 2019년엔 중국 심양에서 북한 공작원으로부터 2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국정원은 파악했습니다.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결재는 박지원 전 원장 재임 후반에야 이뤄졌습니다.
TV조선 이채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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