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무뎌졌다 생각했는데"…'울음바다' 된 42년 만의 위령제

등록 2024.04.26 21:30

수정 2024.04.26 21:34

[앵커]
40여년 전인 1982년 경남 의령에서 한 경찰관이 소총과 수류탄으로 56명을 살해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당시 전두환 정부가 서둘러 사건을 덮으면서, 잊혀진 사건이 돼 버렸는데요. 42년 만에 합동위령제가 열려 피해자와 유족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줬습니다.

이성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하나 둘 셋"

황금색 두 손이 흰 비둘기를 떠받친 위령탑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1982년 이른바 '우 순경 총기사건'으로 숨진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위령제는 눈물바다가 됐습니다.

전도연 / 유가족
"세월이 많이 흘러 무뎌졌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던가봐요. 엄마 오늘은 실컷 엄마 생각하고 울고 또 보고싶어 할래요."

1982년 4월26일 밤, 궁류파출소 순경 우범곤은 내연녀와 싸운뒤, 소총 2정과 실탄 180발, 수류탄 7개를 탈취해 궁류면 마을 이곳저곳들 돌아다니며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마지막엔 수류탄을 터트려 주민과 함께 자신도 숨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56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습니다.

배병순 / 유가족·부상자
"내가 세 방을 맞았어요. 우리 남편은 그 자리에서 돌아가시고..."

당시 전두환 정부는 사건을 서둘러 덮었고, 유족들은 보상은커녕 숨죽여 지내야 했습니다.

류영환 / 4·26 유족회장
"아직까지 하루에 진통제를 갖다가 열 알씩 스무 알 씩 먹고 지내고 있습니다."

그렇게 '잊힌 사건'이 됐다가 3년 전 의령군수의 건의로 추모공원 건립이 확정됐고, 42년이 지나 첫 위령제를 엄수하게 된 겁니다.

오태완 / 경남 의령군수
"경찰은 공권력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이거는 국가가 국비를 지원해서 위령탑을 짓는게 저는 국가의 도리라고..."

의령군과 유족회는 피해 보상을 받기 위해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TV조선 이성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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