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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지뢰 설치하며 남북관계 끊기 주력한 北…러시아와 밀착 노린다

등록 2024.06.15 19:04

수정 2024.06.15 20:11

[앵커]
북한은 러시아와 더욱 강하게 밀착하려는 모습입니다. 반면 우리와는 "적대적인 두 국가"로 선언한 이후 관계를 단절하려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방부를 취재하는 차정승 기자와 얘기나눠보겠습니다. 차정승 기자 북한의 관계 단절 행보, 구체적으로 어떤 게 있죠?

[기자]
네, 북한은 비무장지대에 콘크리트와 벽돌로 된 구조물을 쌓고 있습니다. 지난 4월쯤부터 북한이 군사분계선부터 북쪽으로 2km 사이에 있는 넓은 개활지에 땅을 파고, 도로도 건설하며 무언가를 쌓고 있는 모습이 우리 군의 감시카메라 등에 포착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군은 "일부 구간에 방벽으로 보이는 구조물이 설치된 정황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과거 냉전 시대 베를린 장벽이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휴전선을 따라 장벽을 설치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네, 이런 모습은 동부와 중부, 서부 전선을 통틀어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방벽은 콘크리트와 벽돌로 이뤄졌는데 타설을 하고 벽을 쌓기 위해 일시적으로 굴착기 같은 중장비가 투입되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합니다. 지난 9일 북한군 20~30여 명이 군사분계선을 넘어왔다가 우리군 경고사격에 물러났던 일이 있었는데요. 이들이 곡괭이와 삽을 들고있던 만큼 방벽설치 작업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방위적으로 이뤄지는 걸로 추정됩니다.

[앵커]
벽의 높이와 전체 길이는 파악이 됐나요?

[기자]
군은 거대한 장벽이라고 표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설명할 뿐, 구체적 크기는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요. 230여km 휴전선을 따라서 장벽을 쭉 세우려면 시간과 비용이 엄청나게 들지 않겠습니까 그런 현실적인 상황들을 종합해볼 때, 현재로선 일종의 방호벽 또는 장애물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앵커]
북한이 벽을 쌓는 의도는 뭐라고 봐야할까요?

[기자]
우선 군사적 긴장감 조성입니다. 김정은은 정초부터 북방한계선, NLL은 불법이다, 그 어떤 경계선도 허용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과의 관계 단절 입니다. 북한은 앞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 대남기구를 정리하고, 선대 지도자의 유산인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까지 철거했습니다. 여기에 물리적인 어떤 벽까지 치고 있다는 건, 더이상 남쪽은 쳐다보지도 말아라,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은 더이상 동족 관계가 아니고 적대적인 관계란 걸 드러내보이려는 측면이 있어 보입니다.

[앵커]
이와 관련한 다른 움직임은 없나요?

[기자]
있습니다. 경의선과 동해선, 화살머리고지 전술도로 등 남북 간에 연결된 도로에는 모두 지뢰를 매설 중이고요. 금강산으로 이어지는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은 침목을 들어내는 등 철로를 철거 중인 동향도 포착됐습니다. 북한은 이렇다 할 경제적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올해 사실상 마무리 해야되거든요. 경제보다는 군사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춰서 이런 행동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11월에 있을 미국 대선을 의식해 점차 한반도의 긴장감을 끌어올려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의도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무언가를 트집 잡아 국지도발을 벌일 수 있는만큼 어느때보다 확고한 대비태세가 필요하겠군요. 차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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