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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숙객 잠들지 않은 초저녁 화재…피해 왜 커졌나

등록 2024.08.23 21:13

수정 2024.08.23 21:15

[앵커]
이렇게 초저녁 도심 숙박시설에서 난 불로 19명의 사상자가 나온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데요. 호텔과 소방당국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취재기자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노도일 기자, 살려고 뛰어내린 에어매트 뒤집어져 숨졌다는 게 황당한데 이런 일이 종종 있습니까?

[기자]
사실 소방당국과 전문가 모두 "흔하지 않은 일"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에어매트는 불이 난 높이에 맞게 쓸 수 있는 규격이 정해져 있어서 그 규격에 맞게 사용했다면 뒤집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하고요. 소방당국이 어제 화재 현장에 쓴 매트도 가로 7.5m, 세로 4.5m, 높이 3m로 10층까지 불이 났을 때 쓰게 돼 있는 규격입니다.

[앵커]
규격은 맞는 걸 썼다는 건데 그럼 앞서 나온 지적처럼 에어매트를 대원들이 잡고 있어야 하지 않았나요?

[기자]
여러 소방대원들이 에어매트를 잡고 있었다면 뒤집어지는 걸 막았을 가능성도 있긴 합니다. 다만 소방당국은 5층 이상 높이용 에어매트를 사람이 잡고 고정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이 5층 높이가 넘는 에어매트는 안정성 담보가 어려워 인증을 주지 않아 표준화된 규정이 없는 겁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고층의 경우 에어매트를 사람이 잡고 있으면 피구조자가 떨어졌을 때의 충격으로 잡아주는 사람들에게까지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럼 에어매트가 너무 오래돼서 제 기능을 못 했을 가능성은 없나요?

[기자]
그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요. 어제 사용된 매트는 18년 전에 보급돼 소방 장비 분류 규정상 사용 가능 기간인 7년을 한참 넘은 겁니다. 다만, 소방법에는 사용 기간이 지나더라도 심의를 거쳐 다시 기한을 늘릴 수 있는데요, 소방 측은 성능에 이상이 없어 사용 기간을 연장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앵커]
일부 유족들은 사다리차라도 빨리 왔어야 한다고 원통해 하는데, 왜 설치가 안 된 겁니까?

[기자]
당초 소방은 53m와 73m짜리 고가 사다리차 2대를 화재 현장에 배정했는데요 하지만 사다리차를 펼치려면 적어도 6~7m 폭의 공간이 필요한데, 당시 도로가 좁고 주차된 차량도 많아서 우선 에어매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방 관계자
"여건도 안 됐었고 사다리차를 전개할 수가 없었어요. 사다리차를 전개하려면 또 수분이 걸려요.

[앵커]
보통 숙박시설에는 대피할 수 있는 완강기가 있잖아요?

[기자]
불이 났던 호텔에도 모든 객실에 완강기는 설치돼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사고 당시 대부분의 이용객이 경황이 없는데다 사용법을 모르는 경우도 있어서인 것으로 추측되는데요. 전문가들은 고층에서 대피할 경우 에어매트보다 완강기가 더 안전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공하성 /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완강기가 보다 안전한 설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어매트는 부상을 감수하고 사실은 뛰어내리는 게 맞아요."

[앵커]
앞서 6월에도 화성 아리셀 공장에서 불이 나 23명이 숨졌잖아요. 대형 화재 참사가 끊이지 않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소방시설 설치만 제대로 했어도 참사로 피해가 커지는 건 막을 수 있었을 겁니다. 안타깝게도 두 곳 모두 스프링클러가 없었습니다. 비록 소방시설법에서 2017년부터 지어진 신축 건물부터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 하고 있다지만 이 조항을 소급적용 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네 노도일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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