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 3일밤, 김용현 국방장관이 방첩사령관에게 직접 연락해 과천 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보내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은 5일 TV조선의 관련 질의에 "장관에게 직접 지시를 받고 선관위와 국회로 간 것은 맞다"며 "가짜뉴스와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하는 포고령 1호 2번항에 따라 방첩사가 역할을 해야한다는 취지로 이해했다"고 밝혔다.
박안수 계엄사령관의 계엄사령부 포고령 1호는 3일 저녁 11시부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거나, 전복을 기도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하고, 가짜뉴스, 여론조작, 허위선동을 금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방첩사령부는 군 간부들로 이뤄져있으며, 대다수가 군사보안이나 방첩정보 수집, 방첩수사, 과학수사를 담당하는 방첩 수사관으로 구성돼있다.
여 사령관은 "선관위로 가라는 지시는 수사관을 보내라는 것"이라며 "포고령에 따른 조치가 필요할 수 있으니 수사관 100여명을 선관위로 보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계엄 당일 밤 방첩사가 방첩 수사관을 보낸 곳은 국회와 선관위 두곳이다. 국회에는 40~50명으로 파악됐는데, 선관위는 이보다 더 많은 수사관이 투입된 것이다.
여 사령관은 계엄을 사전에 준비했느냐는 질의에 "계엄 사실은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던 중에 TV를 보고 알았다"며 "일요일부터 이틀간 휴가였고, 계엄사 참모 중에 장군 1명은 폴란드 출장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들이 대체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영외자 숙소에 살고 있는데, 영외자 소집이 완료된 시점이 이미 자정이 넘었다"고 밝혔다.
여 사령관에 따르면, 방첩 수사관들이 국회에 도착한 건 4일 새벽 1시쯤이고, 선관위에 도착한 건 1시반쯤이라고 한다.
여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 김용현 국방장관과 마찬가지로 충암고 출신으로, 이번 계엄을 충암고 선후배들이 주도했다는 주장에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느끼는 마음은 분명히 있지만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령관으로서 장군으로서 책임질 일은 당연히 책임지겠다"며 "방첩사령부와 방첩사 직원들은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