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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상계엄 사태로 침체돼 있던 국민의힘 분위기가 요 며칠 사이 상당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도 무관치 않아보이는데,, 정치부 김하림 기자와 관련 얘기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김 기자, 오늘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여당 지지율이 좀 오른 건 맞는 거죠?
[기자]
리얼미터가 공개한 정기 여론조사입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줄곧 20%대에 머물던 국민의힘 지지도가 3주 연속 상승하면서 계엄 이전 지지율을 회복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3주 연속 하락해 국민의힘 34.5%, 민주당은 45.2%로 조사됐습니다.
[앵커]
글쎄요. 계엄과 탄핵 정국에서 여당이 딱히 뭘 잘한 것 같진 않은데,, 왜 올랐다고 봐야할까요?
[기자]
계엄과 탄핵 초기 당황하고 실망했던 보수지지층이 결집한 거란 해석이 많습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에 이어 한덕수 권한대행을 탄핵소추하고, 최상목 대행까지 압박하고 있는 점, 또 윤 대통령 탄핵안 추진에는 속도전을 내면서 이재명 대표의 재판 관련해선 최대한 늦추려는 모습에 조기 대선에 대한 현실적인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단 겁니다.
[앵커]
앞서 전해드렸지만 오늘 국민의힘 의원들이 한남동 관저로 몰려간 것도 그런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야당의 잇단 무리수를 파고드는 모습입니다. 민주당이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하려 하자 탄핵에 찬성했던 의원들까지 반발하고 있죠. 또 체포영장 집행과정에서 드러난 공수처의 수사권 논란 등 계엄과 탄핵으로 방어에 급급했던 국민의힘 내부에선 모처럼 반전의 계기를 찾았단 분위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같은 움직임이 중도층에겐 '계엄 옹호'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앵커]
그런 우려 때문에 그동안 친윤 의원들도 계엄에 대해선 상당히 말조심을 해왔는데,, 오늘 40명 넘게 관저에 간 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숫자이긴 했어요.
[기자]
오늘 참석한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요. 특히 대구경북경남지역 의원들의 참여율이 58%로 높았습니다. 38명 가운데 22명이 참석한 겁니다. 수도권은 19명 중 5명, 26% 참석율을 보인 것과 대조적이죠. 수도권, 중도층 민심보다는,, 핵심지지층의 요구에 민감한 지역구에 기반을 둔 의원들이 많았던 겁니다.
[앵커]
물론, 영장 집행의 위법성 논란, 수사권 문제처럼 짚고 넘어가야할 부분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지금의 국민의힘 상황이 소위 '집토끼'만을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것 아닌가요?
[기자]
여당 지도부가 의원들의 관저행에 계속 선을 긋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일 겁니다. 앞서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씀드리긴 했지만요. 중도층 지지율만 보면 여전히 민주당이 45.5% 국민의힘이 27.9%로 격차가 훨씬 큽니다. 오늘 당 지도부 비공개 회의에선 의원들이 40명 넘게 관저에 집결한 걸 두고 중도층 여론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던 걸로 전해졌습니다. 한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이렇게 가면 국민의힘이 결국 '영남자민련'으로 전락할 거라고 우려하기도 했는데요. 당내에선 한남동 집결 이후의 전략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전 국민이 놀랐던 비상계엄이 있었던 게 이제 한 달이 조금 지났는데,, 지금 여당의 모습이 국민 눈에 어떻게 보일지 냉정하게 다시 짚어봐야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