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CCTV와 자동차에 앞에 다는 블랙박스 덕분에 자동차 사고, 이게 얼마나 위험한가를 쉽게 알 수 있는데요. 어제 보도해 드린 부산 해운대에서의 7중 추돌 사고는 참, 다시 봐도 끔직하고 안타깝습니다. 운전자가 왜 100km 넘는 속도로 도심 도로를 달렸는지, 사고 원인은 아직 오리무중입니다. 한 가지 단서는 사고 운전자가 의식장애를 일으키는 뇌전증을 앓고 있었다는 겁니다.
하동원 기자입니다.
[리포트]
외제 승용차가 시속 100km가 넘는 속도로 달려옵니다. 회사가 있는 울산에서 부산 해운대까지 51km를 운전해온 53살 김모씨 행인들을 치고도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다른 차량들을 들이 받습니다.
이병우 / 목격자
"차가 쌩 하고 지나갔어요. 너무 빠르다고 싶었는데 사고가 났어요."
김 씨는 이미 300m 앞에서 접촉 사고를 내고도 그대로 횡단보도를 덮쳤습니다. 술도 안 마셨고 환각 상태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김씨는 사고가 난 사실조차 모른다고 주장합니다.
이익환 / 부산해운대경찰서 교통조사계장
"너무 정신없었기 때문에 기억 못하고, 깨어보니까 병원이었다."
김씨는 과거에도 세 차례나 비정상적인 교통사고를 내기도 했습니다. 추돌 사고를 낸 김씨는 평소 고혈압과 당뇨, 뇌질환을 앓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씨는 경련과 함께 의식 장애를 일으키는 뇌전증을 앓고 있지만, 이날 약을 먹지 않았습니다.
김상호 / 동아대병원 신경과 교수
"(뇌전증은) 약을 잘 먹지 않으면 언제든지 이런 복합 부분발작과 같은 종류의 발작이 재발합니다."
현재 뇌전증은 운전면허시험 결격사유지만, 응시자가 병력을 밝히지 않으면 제한할 방법이 없습니다. 전문가들은 병원과 병력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부적격자를 가려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TV조선 하동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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