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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파일] 정윤회 국정농단의 한 축…TV조선 취재 알고 선제적 인터뷰까지

등록 2017.01.11 20:32 / 수정 2017.01.11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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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순실 게이트로 대통령부터 청와대 수석, 장관, 대기업 총수들까지 특검 수사 대상에 오른 지금 단 한명, 빠져나간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앞서 단독 보도해드린 정윤회씨입니다. 정씨가 어떻게 국정농단을 했는지, 취재기자와 뒷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하 기자, 먼저 정씨가 단골이었던 이 식당이 궁금하네요. 정윤회 문건 당시에 보도가 됐던 곳인가요?

[기자]
아닙니다. 저희가 처음 공개하는 곳입니다. 2014년 정윤회 문건이 터졌을 당시에 십상시 모임은 강남의 중식당과 일식당으로 알려졌는데, 이곳은 그 때 지목됐던 두 식당과는 다른 음식점입니다. 사장도 종업원도 모두 중년 여성들입니다.

[앵커]
정씨가 그 식당을 모임 장소로 정한 이유가 따로 있을까요.

[기자]
어쩌면 좀 허름한가 싶기도 한 공간에 소규모로 방이 따로 있어서 사람들 눈을 피해 자리를 마련하기 좋은 식당입니다. 특히 저녁 시간에는 대기업 회장과 가족들, 대기업 고위직, 그리고 연예인들이 자주 찾았다고 합니다. 회원제는 아니지만 단골 중심의 예약제로 운영되다 보니 비밀 보장도 잘 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보니 정윤회씨도 은밀한 만남을 주로 이 음식점에서 했고, 대기업 사장들도 정씨를 만나기 위해 줄을 섰다는 게 이 음식점 주인 얘기입니다. 정씨는 대선 쯤부터 고정 멤버들을 데리고 이 식당을 찾았다고 하는데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진 2014년에도 태연히 이곳에 사람들을 데리고 왔다고 합니다. 문건 사건 때도 당당했다고 합니다. 불과 석달 전까지도 자주 왔다는데,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지면서 발길을 끊었습니다.

[앵커]
이 식당을 취재하기 위해 여러차례 갔다고요. 취재 과정을 좀 들어볼까요.

[기자]
네 정씨가 자주 다니던 식당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난 2일부터 몇 차례 정도 이곳을 찾았습니다. 식당 주인은 처음에 말을 아끼다가, 지금 시국이 이렇게 된 것이 안타깝다면서 정윤회씨가 자주 왔다고 털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식당 사장의 말은 신빙성이 있습니까?

[기자]
사장뿐 아니라 종업원들에게도 물었는데 정윤회씨가 사람들을 데리고 왔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사장이 이야기하는 상황이 상당히 구체적이었고 저희가 다른 곳을 통해 취재한 것과도 일맥상통했습니다 정씨에 대해서도 5년 넘게 알고 지내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했습니다. 가령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딸 정유라씨의 말 사진으로 해놓을 정도로 딸과 말을 좋아했다는 식입니다. 친한 사람들과 함께 있는 카톡방도 있었다는데, 최근에 다 차단했다고 합니다. 또 정씨는 대한항공 승무원 출신 여성과 자주 들렀는데, 이 여성과도 '언니' '동생'관계로 친하게 지냈다고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정윤회씨와 지금도 연락이 닿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 대목이 있었습니다.

[앵커]
잠적했지만 식당 사장과는 연락을 한다는 거군요.

[기자]
네, 이걸 어떻게 알았냐면, 저희가 이 사장으로부터 정씨 이야기를 들은 게 1월 2일입니다. 그런데 돌연 정씨가 4일에 모 언론사와 인터뷰를 합니다. A씨에게 다시 가서 물었더니, 정씨가 TV조선 취재팀이 본인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을 알고 '조치할 테니 가만 있으라'고 했다는겁니다. 이 때문에 저희 기사가 나가기도 전에 선제적으로 인터뷰까지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저희가 A씨에게서 들은 내용을 모두 미리 부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정씨가 2014년까지도 비서관들을 데리고 왔다고 들었는데 정씨는 인터뷰에서 '2007년 이후 박 대통령과 연락을 안 한다'고 했고 십상시에 대해서도 취임 뒤에는 '밥 한번 같이 안 먹었다'고 했습니다.

[앵커]
사실이라면 일종의 지략가 같기도 한데요 최순실씨의 성격은 많이 알려졌는데 정윤회씨는 숨겨져있어요 여전히. 어떤 사람이라고 하던가요?

[기자]
최순실씨와는 정반대라고 합니다.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이라고 하는데요. 청와대 비서관들을 아랫사람으로 데리고 다니면서도 큰 소리를 낸다거나 호령하진 않았다고 합니다.

[앵커]
정씨에 대한 특검 수사도 이뤄져야 할텐데요.

[기자]
네 검찰에서도 수사가 정윤회씨에게 미치지 못했는데 지금 특검에서도 정씨를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고 있진 않습니다. 하지만 정씨 역시 분명 국정농단의 한 축이었습니다. 2014년에 정윤회 동향 문건을 보고했다가 구속까지 된 박관천 전 행정관은 "더 이상 할말이 없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특검이 진상 규명의지가 있으면 밝혀지지 않겠느냐"고 했습니다. 특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였습니다.

[앵커]
네, 내일도 관련 보도 이어집니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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