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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표 수리하면 탄핵 얘기 못하잖아"…대법원장의 '거짓말'

  • 등록: 2021.02.04 21:03

  • 수정: 2021.02.04 22:35

[앵커]
사법부에 거대한 폭풍이 몰려오고 있습니다. 대법원장이 사실상 탄핵을 방치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거짓말까지 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당시 대화가 녹음된 대법원장의 육성까지 공개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습니다. 대법원장으로서의 기본적 자질이 의심스럽다는 반응이 적지 않고, 또 반대편에선 고위 법관이 대법원장과의 대화를 녹음하고 공개한 것을 문제삼는 기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과거 대한민국 사법부가 단 한번도 경험한 적이 없는 기이한 사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이 와중에 이번 사태의 원인을 제공한 임성근 부장판사 탄핵결의안이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지금부터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분석해 드릴텐데 먼저 김명수 대법원장과 임성근 부장판사가 마주앉은 지난해 5월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장윤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5월22일 사표를 냈다는 임성근 부장판사에게 김명수 대법원장은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이제 사표 수리 제출 그러한 법률적인 것은 차치하고 나로서는 여러 영향이랄까 뭐 그걸 생각해야 하잖아 그 중에는 정치적인 성향, 상황도 살펴야 되고"

당초 언급한 적 없다고 했던 여당의 '판사 탄핵' 움직임도 먼저 꺼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까 놓고 지금 뭐 탄핵하자고 저래 설치고 있는데 내가 지금 사표 수리했다고 하면 그 국회에서 또 무슨 얘기를 듣겠냐는 말이야. 그렇지?"

사표를 수리할 경우 탄핵 논의 자체가 불가능해진다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오늘 그냥 수리해버리면 탄핵 얘기를 못 하잖아. 그런 비난을 받는 것은 굉장히 적절하지 않아."

임 부장판사는 담낭 절제와 신장 이상 등으로 "건강이 이렇게 나빠질 줄 몰랐다"고 재차 사표수리를 요청했지만, 김 대법원장은 "병가를 쓰라"며 "탄핵 이야기가 나올 듯 하니 수위가 어떻게 될 지 보자"며 거절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판사 탄핵이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정치적인 상황은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도 있었습니다.

김명수 / 대법원장
"문제는 탄핵이라는 게 걸려 있으니까 그렇지. 나도 현실성이 있다고 생각하거나 탄핵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데 일단은 그래도 정치적인 그런 것은 또 상황은 다른 문제니까"

김 대법원장은 면담 40여 분 만에 임 부장판사를 돌려보냈고, 임 판사 사표는 대법원에 보관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TV조선 장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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