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전체

[따져보니] 2차 백신 당겨쓰고 공급 불안정…'보릿고개' 우려

  • 등록: 2021.05.03 21:13

  • 수정: 2021.05.03 22:34

[앵커]
현장에서는 백신 없다고 아우성인데 정부는 여전히 "아무 문제없다"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 "일부 문제가 있지만 이건 단순한 수급의 문제일 뿐이다" "11월 집단 면역 달성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따져 보겠습니다. 누구 말이 맞는지.

윤슬기 기자 이게 바로 정부가 도입 예정이라고 한 물량과 실제 들어온 물량을 비교한 수치군요?

[기자]
정부는 상반기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총 1090만6천회, 화이자 백신 741만4천회 분량을 도입하겠다고 오늘 발표했습니다. 이 가운데 현재까지 실제 들어온 물량은 각각 200만6천회, 211만7천회 분으로, 보시다시피 전체 예정 물량의 18%와 28% 정도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이 물량들을 주로 1차 접종에 써왔죠. 

[앵커]
2차 접종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으니, 일단 가급적 많은 사람들이 한번이라도 맞는게 낫다고 본 거군요?

[기자]
실제 1차 접종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방효과는 나타나고, 정부는 인구대비 1차 접종률을 한달 새 1.8%에서 6.6%까지 올린 상태입니다. 그러나 완전한 면역력이 생기려면 2차 접종까지 마쳐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죠. 지난 2월 말 첫 백신 접종후 3개월째로 접어들어, 이 2차 접종 시즌이 앞으로 본격화됐다는게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들어보시죠.

김우주 /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1차 접종률을 높였다는 가시적인 목표 달성은 되겠지만, 2차 접종이 안 이뤄지고 1차 접종만 하면 예방효과가 떨어진다..."

[앵커]
일단 접종률을 높히려고 2차 접종분량을 당겨서 1차 접종에 사용했고 그러다보니 2차 접종이 계획대로 될 지 모르겠다, 이런 상황입니까?

[기자]
맞습니다 그래서 접종 대상자와 확보 물량을 다시 한번 계산해 봤습니다. 정부가 상반기내 공급이 확정됐다고 한 백신은 총 1832만회 분량으로, 최대 1300만명 접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단순 계산해 1300만명이 1차 접종을 한다면 남은 532만회 분량이 2차 접종분이 되는 셈이죠. 아스트라제네카의 경우 1,2차 접종 간격이 12주, 즉 석달인데 3월31일 기준 1차 접종자가 79만여명입니다. 당장 79만회분의 2차 물량이 다음 달까지 반드시 확보돼야 하죠. 화이자 백신의 1차 접종자는 오늘까지 156만여명인데요, 화이자는 3주내 2차 접종을 마쳐야 해, 물량 확보를 상대적으로 더 빨리 해야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잘 안될수도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최근 정부는 모더나 2천만명 분량이 상반기내 들어온다고 했다가 도입이 하반기로 늦춰진다고 번복한 일도 있었죠. 물론 전세계적인 백신 품귀 현상도 감안해야 하지만, 정부 대처가 국민들 눈높이엔 조금 아쉽다는 지적도 큽니다. 

마상혁 / 대한백신학회 부회장
"얼마 전에 4000만 도즈 계약했을 때는 잘했다고…. 자랑할 일이 아니죠. 당연히 해야할 일인데 국민에게 미안한 거죠."

[앵커]
초창기라면 몰라도 지금 정부가 의도적으로 백신을 안사오거나 하진 않을 겁니다. 하지만 처음에 한발 늦은게 이렇게 큰 문제로까지 번질 줄 몰랐다는 무능하다는 비판을 피하긴 어려울 겁니다.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