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채림 기자 나왔습니다. 첫 번째 물음표, "윤석열, 멸공의 횃불?"이군요. 이건 군가 제목 아닌가요.
[기자]
네, 군에 다녀오신 분들은 평생 잊기 힘든 군가라고 하죠. 다만 이번 물음표는 자세히 보시면 멸공이 아닌 '멸콩'입니다. 멸치와 콩을 뜻하는 건데요. 대선정국에 느닷없이 이 '멸콩'과 멸공을 놓고 공방이 일고 있어 물음표로 골라봤습니다.
[앵커]
멸치와 콩은 윤석열 후보가 어제 마트에서 장을 보면서 고른 것들 아닌가요.
[기자]
네, 하필 멸치와 콩을 골라서 이게 '멸공'을 뜻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어제도 나오긴 했는데 오늘 공개된 'AI 윤석열'을 보면 대놓고 '달파멸콩'이라고 직접 언급을 합니다. 여기서 '달파'는 문 대통령 지지자를 뜻하는 '문파'를, '멸콩'은 '멸공'을 노렸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AI 윤석열
"오늘은 달걀, 파, 멸치, 콩을 샀습니다. 달파멸콩, 가족과 함께 하는 좋은 주말 보내세요."
[앵커]
멸치와 콩은 흔히 장볼 때 사는 것들이니 우연이라고도 볼 수 있겠는데, 저렇게 놓고 보니 진짜 작정하고 멸공을 노린 듯한 느낌도 드네요.
[기자]
사실 최근 '멸공'이란 단어를 띄운 사람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인데요. 재벌 총수로는 이례적으로 SNS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데, 여기서 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그대로 밝히고, 그러는 과정에서 '멸공'이란 단어를 반복해 사용했다가 게시글이 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여권에 사실상 각을 세워온 정용진 부회장으로부터 이 멸공 쟁점이 시작됐고, 거기다 윤석열 후보가 멸치와 콩을 산 곳이 하필 신세계그룹의 대형마트라 이런 식으로 연결이 될 수밖에 없을 텐데, 여권 입장에선 상당히 불쾌하겠어요.
[기자]
네, 사실 정 부회장과 윤 후보를 멸공으로 연결시킨 사람도 또 따로 있습니다. 바로 조국 전 장관인데요, 그제 정 부회장을 향해 '21세기에 멸공이란 단어를 쓰냐' '거의 윤석열 수준'이라고 비판을 했고, 바로 다음날 윤 후보가 그 마트를 찾게 된 겁니다. 여권에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데, 정청래 의원은 왼손에 파를 들고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나는 좌파'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선 정 부회장과 윤 후보 모두 군 면제된 사실을 거론하거나, 해당 기업 불매 운동을 벌이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앵커]
야권은 어떤 반응인가요.
[기자]
윤 후보의 경선 경쟁자였전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멸치와 콩이 들어간 아침상 사진을 올렸고 나경원 전 의원은 같은 대형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똑같이 산 뒤 '멸공 자유'라고 적었습니다. 그러자 조국 전 장관은 이를 '일베 놀이'라며 "뿌리가 어디인지 보여준다"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이게 단순 말장난에서 끝날 게 아니라 판이 커지는 분위기군요. 첫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첫 번째 물음표 "윤석열, '멸콩'의 횃불?"의 느낌표는 "멸공보다 열공!"으로 하겠습니다. 지난주 당 내홍을 극적으로 봉합한 윤석열 후보가 이런저런 공약과 홍보를 통해 분명 바뀐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당내에선 뜬금없는 '멸공' 이미지가 대선을 두 달 앞두고 중도 지지를 확장하는 데 과연 득이 될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합니다. 멸공을 말하는 건 자유겠지만, 그 전에 좀더 '열공'하고, '격공', 그러니까 국민이 격하게 공감할 만한 정책을 내놓는 게 '정공'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두 번째 물음표는 "'김부선' 늘려 김팔선?"입니다. 어제 뉴스야 시간에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택지 개발 공약을 살펴봤는데요. 오늘은 윤석열 후보의 첫 교통공약이죠, 김포에서 팔당을 잇는 '김팔선'을 물음표로 정했습니다.
[앵커]
윤석열 후보는 어제 '지옥철'로 불리는 노선도 직접 체험해봤죠. GTX가 개통되면 수도권의 서울 도심 접근성이 크게 향상되니까, 노선이 지나는 지역민들 입장에선 호재일테고, 반발도 크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그래서인지 GTX를 확대하겠다는 공약 기조만큼은 이재명, 윤석열 두 후보 모두 비슷합니다.
이재명 /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지난해 10월)
"GTX-A·B·C 노선사업을 적기에 추진하는 한편으로 GTX C노선을 평택과 시흥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윤석열 /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 7일)
"GTX를 빠르게 완공하여 수도권 어디나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통행권으로 만들겠습니다."
[앵커]
두 후보 모두 비슷한 기조면 GTX 확대가 기정사실화한다고 보면 됩니까.
[기자]
디테일 측면에선 좀 차이가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는 GTX 노선 연장을 공약했는데, 윤석열 후보는 이에 더해 D, E, F까지 노선 3개를 추가하겠다는 공약입니다. D는 김포에서 팔당, E는 인천에서 남양주를 잇고, F는 고양에서 성남을 한 바퀴 도는 노선인데, 17조 6천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앵커]
재원 확보부터 계획한대로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GTX의 경우 첫 번째 노선인 A노선도 아직 개통을 못했잖아요.
[기자]
재원도 그렇지만, 인근 부동산에 끼칠 영향과 장밋빛 청사진의 실현 가능성을 놓고도 여러 말들이 나오는 상황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유일하게 공사를 시작한 GTX A노선은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나머지는 아직 사업자 선정과 계획수립 단계라 갈 길이 멉니다. 이게 사실 2010년 지방선거 때 김문수 전 지사 공약에서 출발했거든요. 10년을 훌쩍 넘기고 있단 점을 감안하면 다음 대통령 임기 안에 노선 확장이든 추가든 여야 공약이 얼마나 현실화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입니다. 거기다 괜히 공약에 포함된 지역들의 집값만 들썩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임기 내 가시화도 어렵고 집값 불안도 없지 않은데, 윤 후보가 이걸 첫 번째 교통공약으로 내놓은 이유가 있을까요.
[기자]
수도권, 특히 인천과 경기지역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됩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서울에선 이재명 32.8%, 윤석열 36.7%인데, 경기인천 지역에선 이재명 42.3%, 윤석열 34.3%로 오차범위 내지만 지지 양상이 다른 걸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궐 때부터 정부의 부동산 실책으로 서울에선 야권 지지세가 강해진 반면 나머지 수도권에선 박스권에 머물거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경기지사 출신인 이 후보의 지지세가 강한 만큼, 이를 견제하려는 목적도 있어 보입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두 번째 물음표 "'김부선' 늘려 김팔선?"의 느낌표는 "연장이든 추가든 진짜면!"으로 하겠습니다. 처음 GTX 구상이 나왔을 때와 10년, 20년 뒤 상황도 이미 많이 바뀌었는데, 굳이 백년까진 아니더라도 최소 10년과 20년 후를 보다 세심하게 바라보는 교통정책이 여야 모두에서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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