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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지하주차장 피해 큰 이유는?…"빠른 유속과 와류"

등록 2022.09.07 21:12 / 수정 2022.09.07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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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하주차장 같은 공간은 폭우 때 침수 블랙홀이라고 할 정도로 치명적입니다. 앞서 블랙박스 화면으로 직접 보여 드렸습니다만 왜 이렇게 빠르게 잠기는 건지 홍혜영 기자와 좀 더 따져보겠습니다. 홍 기자, 이번 경우도 차를 뺄수 있겠다고 판단해서 들어갔다가 변을 당한것 아니겠습니까? 지하공간에는 얼마나 빨리 물이 찹니까?

[기자]
포항 아파트 주차장 높이가 3.5m 였는데, 물이 천장까지 차오르는 데 10분 정도 걸렸다고 하죠. 실제로 실험을 해보니, 지상 밖이 60cm 잠긴 상황에서 지하공간은 발목 정도인 20cm 높이까지 물이 차는 데 1분 40초 걸렸습니다. 5분 40초 뒤에는 어른 다리가 모두 잠길 만큼인 75~90㎝ 높이까지 차올랐습니다. 

[앵커]
물이 진입로 경사를 타고 내려오면서 물살도 빨라지겠지요?

[기자]
경사가 가파르면 물살이 빠를 수밖에 없겠죠. 계단이나 통로로 물이 들어올 때 지상과 지하 사이 낙차가 있어 유속이 걷잡을 수 없이 세집니다. 입구가 개방돼 있어도 사람이 빠져나오기 힘든 이유입니다. 특히 잡고 의지할 난간이 없는 지하공간에서는 무릎 높이 정도인 35cm만 잠겨도 대피가 어렵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조원철 / 연세대 토목공학과 교수
"평지보다도 3배 4배 5배 정도 더 빠른 속도로 흘러간다고. 물이 5배 빨라지면요, 물이 사람에게 미치는 힘, 자동차에 미치는 힘은 25배가 돼요. 그러면 사람이 서 있기가 극히 힘들어요."

지하주차장이 더 위험한 이유가 또 있습니다. 밖에서 들어오는 물과 차량 사이로 흐르던 물이 만나면 소용돌이 같은 물살, 와류가 생기는데요. 그래서 이렇게 차량이 뒤엉키면 물살이 더 세집니다. 또 건물 지하주차장에는 보통 전기실이나 기계실이 있어서 감전과 같은 2차 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큽니다.

[앵커]
요즘은 대부분의 건물이 지하 주차장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침수를 막기 위한 아무 규정도 없습니까?

[기자]
지하건축물에 배수펌프 등 침수방지 대책을 세우도록 한 현행법이 있지만 침수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에 한해 적용됩니다. 지정이 돼도 어떻게 설치해야 하는지 명확한 기준도 없습니다.


[앵커]
그럼 지금이라도 대책을 세워야지요?

[기자]
배수펌프를 만들자, 배수용량을 늘리자는 주장도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이미 지어진 건물엔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그보다는 아파트관리비 정도로 충당할 수 있는 차수판 설치가 효과적이라는 겁니다.

이영주 /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차수에 관련된 기능들이 완벽하게 건물을 보호해주지는 못하지만 사람들이 그러면 물이 차는 속도를 해도 천천히 해주면 사람들이 그 동안에 대피를 하거나 조치를 할 수 있는 이런 이제 시간들은 벌어줄 수 있기 때문에…." 또 지하입구 주변에는 빗물받이 같은 배수로를 확보해 이중으로 대비하는 게 좋습니다. 이번 같은 상황에서 건물관리인 측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해야할지 매뉴얼을 만들 필요도 있습니다.

[앵커]
어쩔 수 없이 지하주차장에 갔는데 물이 차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기자]
먼저, 차에 탔다면 문을 열수 있을 때 탈출해야 합니다. 지하에 있는 사람은 밖의 상황을 알지 못해 갑자기 물이 쏟아져 들어오면 당황하기 쉽습니다. 침착하게 난간을 찾아 대피하고 난간이 없다면 벽에 몸을 기대 통로를 찾아가야 합니다. 지하 통로에는 반드시 난간과 미끄럼방지 테이프를 설치하도록 법규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앵커]
생각보다 지하주차장 침수가 훨씬 치명적이군요.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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