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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확장억제' 어떻게?…'워싱턴선언' 의미는?

  • 등록: 2023.04.26 21:10

  • 수정: 2023.04.27 07:48

[앵커]
확장억제란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쉽게 설명하면 미국의 우방국이 핵무기로 위협받는 상황이 오면 미국의 억제력을 확장해서 사용해 준다는 뜻입니다. 대신 그 우방국은 핵무기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거지요. 우리나라 역시 그동안 이 개념을 적용해 왔는데 이번에는 뭐가 달라졌는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제가 간단히 설명을 드리긴 했습니다만 확장억제가 뭔지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세요.

[기자]
한마디로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으면 미국 본토가 공격 받은 것과 같이 간주해 공격을 방어하고 보복도 해줄 수 있다는 일종의 '약속'입니다. 핵우산을 보다 구체화한 개념으로, 미국이 가진 핵무기 뿐 아니라 미사일, 재래식 무기 등 모든 군사능력이 동원됩니다. 즉,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우리도 끝이구나' 라고 여겨 도발을 시도도 못하게 하는 겁니다. 

[앵커]
그 정도는 지난해 한미정상회담 때도 나왔던 얘기고, 지금까지 해왔던 약속 아닌가요?

[기자]
네, 하지만 그걸 어떻게 실현할 것이냐는 전적으로 미국의 의지에 달렸는데요. 만약 북한이 더 큰 손해를 감수하고 핵 도발을 했을 때 미국이 주저하면 확장억제는 실패하는 겁니다. 그래서 말로만 하던 약속을 처음으로, 따로 문서에 명시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한국에 보다 확신을 주는 동시에, 북한에는 그 동안의 경고와는 차원이 다른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자국의 이익에 도움이 될 때는 개입을 하고 핵우산을 씌워주지만 그게 아니라고 판단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확장억제에 관한 최대한의 미국 측의 제도적 수단을…."

[앵커]
그렇군요. 그리고 여기에 담기는 나토식 핵 협의 기구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기자]
전술핵을 배치해 둔 나토식 핵공유는 가장 높은 수준의 확장억제입니다. 나토 회원국과 미국은 핵기획그룹(NPG)이란 걸 공동 운영하는데요. 나토처럼 핵 무기를 직접 배치하진 않지만, 핵 작전을 공유하는 협의체를 둔다는 겁니다. 북한의 핵 공격 정보를 공유하고 미국의 전략자산을 언제 어떻게 쓸지, 계획 단계부터 한국이 참여하게 됩니다. 무엇보다 상시 협의가 가능해집니다.

박원곤 /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특히 새롭게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은 그만큼 미국이 한국과 확장억제에 대한 협의를 강화할 만한 의지를 보였다고 판단이 됩니다. 또 나토는 다자 간에 이루어지는 거고 한국과 미국은 양자 간에 이루어지는 그런 차이가 있다…."

[앵커]
그러니까 정리하면, 직접적인 핵 공유는 없지만 확장억제를 최대한 강화한다는 거군요?

[기자]
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북한의 핵 공격에 대비해 '나토식 핵 공유'보다 더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는데요. 현실적으로 한반도에 핵 반입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그에 가까운 가능한 수단을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외교의 세계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단어를 사용하느냐도 중요한데 잠시 뒤 정상회담을 지켜보지요. 내일 새벽 공동 기자회견도 생중계해 드리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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