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장관은 여권의 위기 상황을 '9회말 풀카운트' 라고 표현했습니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지요. 정당경험이 전무한 사실상의 '정치 신인' 한동훈 장관이 이 난관을 잘 헤쳐 나갈 수 있을지 하나 하나 짚어 보겠습니다. 이태희 기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데 일단 당의 간판이 상당히 젊어졌다는 건 의미가 있지요?
[기자]
국민의힘은 지난 13년 간 모두 10번의 비대위가 있었는데, 비대위원장의 평균 나이가 65세입니다. 한 장관은 이보다 15살이 젊은 50세로, 이른바 'X세대'입니다. 민주당의 주축인 '86세대' 정치인들과 차별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당에선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동훈 위원장이 대통령에게 할말 할 수 있을까, 즉 수직적 당정관계에 변화가 올 수 있을까도 관심인데, 어떨까요?
[기자]
당내에선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 신뢰가 깊기 때문에 어떤 직언을 해도 받아들여질 수 있을 거란 기대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직언을 할 수 있냐는 건 다른 문제죠. 윤 대통령과 자주 소통하는 친윤계 의원들도 이 부분에선 역할이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윤 대통령은 한 장관에 대해 비대위원장 후보군 중 가장 말을 잘 안 들을 사람이라고 했다고 하죠. 한 장관이 오늘 이임식 뒤에 대통령과 여당, 정부도 결국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하는 기관이라고 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관계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는 대목인데 당장 일주일 뒤 본회의에 상정되는 '김건희 특검법'이 시험대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한동훈 비대위가 중도 확장성엔 한계가 있을 거란 우려도 있잖아요? 이 부분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기자]
'한동훈 비대위'가 출범하면, 당장 시급한 건 국민의힘에 비판적인 청년·여성층 지지 확보가 급선무일 겁니다. 특히 '도로 친윤당'이란 꼬리표를 떼지 못하면 단순히 젊다는 이미지만으론 중도층 표심을 잡는덴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군에서 급성 백혈병에 걸려 숨진 고 홍정기 일병의 모친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눈물을 흘린 모습이나, 시각 장애인인 김예지 의원을 배려하는 모습 등을 주목하는 시선도 많았죠. 그래서 추후 행보에 따라 지지층 확장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신당을 준비중인 이준석 전 대표나 여당 내 야당이라는 유승민 전 의원까지 포용할 수 있는 지도부를 구성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 될 겁니다.
[앵커]
한 장관이 그동안이 보수층의 인기를 얻은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야당을 향한 거침없는 언행이었는데, 이게 여야 관계를 풀어가는데는 약점이 될 수도 있지요?
[기자]
네, 한 장관은 그제 국회 상임위에서 거취를 묻는 야당 의원 질의에 "혼자 궁금해하시면 될 것 같다"고 답하는가 하면,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겐 "민주당이 시켰냐'고 되묻기도 했죠. 하지만 여당을 대표하게 될 비대위원장으로 신분이 바뀌면, 이같은 거친 표현들은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앵커]
비대위원장과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할 공천관리위원장이 누가 될지도 중요한 문제죠. 어떤 인물군들이 거론되고 있나요?
[기자]
국민의힘이 '영남당'이란 한계에서 벗어나려면 큰 폭의 인적개편이 불가피합니다. 이를 위해선 교체 대상자들에게 불출마를 권유하거나 컷오프 시킬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인사가 필요하죠. 특히, 한 장관이 정당 경험이 부족한 만큼 공관위원장은 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인사가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앵커]
'한동훈 비대위'라는 정치 실험이 나중 평론가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금부터 주목해 보지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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