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새해 들어 북한이 연일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발언 수위가 심상치 않은데, 어떤 의미인지 따져 보겠습니다. 홍혜영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우리를 주적이라고 한 건 처음이지요. 그 동안은 아니었던 건가요?
[기자]
네, 우리는 정권마다 차이는 있지만 국방백서에 북한군을 주적으로 규정하곤 했는데요. 북한의 주적은 미국이었습니다. 대한민국은 통일의 대상이고 북한이 주도하는 통일을 방해하는 미국이 주적이었는데요. 이제는 대한민국을 더이상 고려연방제의 통일 대상이 아닌, 전쟁을 통한 점령의 대상으로 보는 겁니다.
[앵커]
갑자기 입장이 달라진 건가요?
[기자]
지난 연말부터 조짐이 보였는데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대한민국과 통일은 성사될 수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러면서 남과 북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이라고도 했는데요. 통일의 대상이 아니고 교전 대상, 군사적 충돌 관계가 된 겁니다.
[앵커]
그러고 난 뒤에 새해 들어 군사 도발을 한 거고요?
[기자]
네, 지난 주말부터 백령도와 연평도 인근에서 사흘 연속 해상 포격으로 무력시위를 했습니다. 적국이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서 군사적 충돌을 유발한 겁니다. 그러면서 대남 심리전도 병행했는데요. 신년담화문에서 김여정은 윤석열 대통령을 북한 군사력 강화의 '특등공신'이라며 비꼬았고 문재인 전 대통령은 "진짜 안보를 챙긴 교활한 사람"이라며 추켜세웠습니다.
[앵커]
그래서 북한이 4월 총선에 개입하려는 것이라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렇게 전쟁 분위기를 조성하면 보수 쪽에 유리한 겁니까, 진보 쪽에 유리한 겁니까? 좀 헷갈리더라고요.
[기자]
네, 북한도 그 점이 딜레마입니다. 그래서 북한이 군사 도발을 하더라도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데요. 서해 포격도 자신들이 던진 미끼였다, 기만 전술이었다는 식으로 포장했습니다. 긴장을 고조시키되 직접적인 충돌은 피하는 겁니다.
조한범 / 통일연구원 수석연구위원
"군사적 긴장을 최고도로 올려서 남한 내의 피로도를 증가시키는 거예요. 그리고 그 원인이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책 때문이다 라는 그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싶은 거예요. 근데 선은 안 넘죠. 선을 넘으면 보수 여론이 결집하니까."
[앵커]
결국 안보 불안을 유발해서 집권당에게 좀 불리하게 하겠다, 이런 뜻이겠네요?
[기자]
네, 그런데 꼭 그런 이유 만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북한 체제를 결속시키려는 목적이 더 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전쟁 준비 완성'을 과업으로 제시했는데 더이상 북한군과 북한 주민에게 내세울 게 없어졌다는 겁니다.
이호령 /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
"더 많은 무기를 만들어라 라는 거를 계속 쪼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대적관이 필요한 거죠. 이제는 힘을 가졌으니 무력에 의한 통일도 가능하다 라는 부분을 북한 주민들에게 주입을 시켜서 마지막으로 만들 수 있는 카드라고 볼 수가 있어요."
[앵커]
결국 우리 내정에 간섭하겠다는 뜻으로 뜻으로 읽히는데 거기에 넘어갈 우리 국민, 없겠지요?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