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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 고향 가는 것이 소원인데"…실향민들의 '애타는' 명절나기

  • 등록: 2024.02.10 19:02

  • 수정: 2024.02.10 19:07

[앵커]
특히나 명절이 되면 슬픈 분들이 있습니다. 고향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실향민들입니다. 이젠 나이가 들어서 죽기전에 고향에 갈 수 있을지도 모른겠다고 체념을 합니다.

실향민들이 모인 임진각 합동 차례 현장에 김예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북녘을 눈앞에 둔 임진각. 실향민들이 국화꽃을 들고 합동차례상 앞에 모였습니다.

걷기조차 불편한 백발의 노인은 자녀의 도움을 받으며 겨우 돗자리에 앉습니다.

"아이구, 아이구."

2년 전, 실향민 남편을 잃은 할머니는 남편을 생각하며 이곳에 왔습니다.

고무금 / 실향민 가족
"(남편이) 고향에 가서 흙이라도 한번 만져보고 부모님 산소라도 한번 찾아보고 죽겠다 했는데."

어느새 다 커버린 자녀와 손주들도 예를 올립니다.

김민우 / 서울 양천구
"할아버지 따라서 차례 지내려고. 항상 와서 차례 지냈으면 좋겠어요."

합동 차례는 올해로 40회째를 맞았는데요, 실향민들은 지팡이를 짚고 자녀들의 부축을 받으면서도 강 건너 고향을 향해 절을 올렸습니다.

명절이 되면 어릴 적 사진을 꺼내본다는 88살 윤일영 할아버지.

윤일영 / 실향민
"고향에서 찍은 사진들 형님들이 다 가지고 계셨어."

혹시라도 잊을까, 지도엔 북에 있는 아버지 묘소까지 표시해 뒀지만, 언젠간 가보겠단 소망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윤일영 / 실향민
"고향에 한번 가보고 죽는 게 원이었는데 고향 한번 가보는 것도 다 틀렸어. 역사의 뒤안길로 넘어갔어요."

설 명절이면 더욱 그리워지는 고향땅,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실향민들은 어릴 적 추억을 더듬으며 마음을 달랬습니다.

TV조선 김예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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