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 여성 인기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지지를 밝히면서 미 대선 판이 요동치고 있습니다. 막강한 영향력 때문에 대선 핵심 이슈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인데, 국제부 이정민 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인기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왜 미 대선에서 이슈로 부각된 건가요?
[기자]
네 미국의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는 빌보드를 비롯해 미국 4대 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사상 첫 7관왕을 거머쥘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기 가수이자 스타인데요, 그제 열린 미 대선 TV토론 직후 민주당 해리스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겁니다. 스위프트는 자신의 SNS에 고양이를 안은 사진을 함께 올리면서 해리스에게 투표하겠다고 밝혔고 할리우드 유명 배우 제니퍼 애니스톤 등 1000만명이 이 글에 '좋아요'를 눌러 지지 의사를 밝혔는데요, 젊은층 사이 엄청난 영향력을 가진 스위프트가 그동안 특정 후보 지지를 밝히지 않았다가 해리스 공개 지지에 나서면서 미 대선판이 요동치게 된 겁니다.
[앵커]
스위프가 고양이 사진을 올리면서 자신을 '아이 없는 고양이 여성'이라고 소개했다는데,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건가요?
[기자]
아이없는 고양이 여성은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이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을 비판하면서 사용해 논란을 빚은 표현입니다. 밴슨 의원은 3년 전 인터뷰에서 해리스 등을 언급하면서 아이가 없는 "이런 사람들은 미국의 미래에 이해관계가 없다"는 등 발언을 했는데, 이번 대선에서 그 발언이 재조명을 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불임이나 난임 등으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거나, 출산의 자유를 중시하는 많은 여성 유권자의 공분을 샀는데요, 스위프트가 이번에 반려묘를 안은 사진을 올리며 자신을 스스로 '아이없는 고양이 여성'이라고 표현한 것으로 밴슨 발언을 에둘러 비판했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스위프트가 참전하면서 임식 낙태 등 '생식권' 문제가 이번 대선에 핵심 의제로 부각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스위프트의 고양이 사진 게시 이후 여성의 임신과 출산, 낙태 문제를 스스로 자유롭게 결정하는 이른바 '생식권' 문제가 미 대선 승패의 결정적 변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보수 성향이 다수인 미 연방 대법원이 2년 전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면서 여성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커져온 상황에서 생식권을 옹호해온 스위프트가 기름을 부은 격이 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선 TV토론에서도 트럼프와 해리스가 이 문제를 놓고 격론을 벌였는데요, 스위프트가 해리스 편을 들며 무게 중심이 기울게 된 겁니다.
[앵커]
아무리 인기가 많아도 가수인데, 스위프트가 얼마나 파괴력이 있을까요?
[기자]
스위프트의 소셜미디어 팔로어는 약 3억명에 육박하는 상황입니다. 스위프트의 팬인 이른바 '스위프티'의 상당수가 젋은 여성 유권자여서 이들이 생식권 등을 놓고 결집할 경우 대선 판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스위프트의 초창기 10대 팬들까지 이제 성인이 되고 투표권을 가지는 나이가 됐습니다. 이들이 낙태권 보장 등 생식권 문제에 스위프트와 같은 입장을 보인다면 파괴력이 적지 않을 거란 해석이 나옵니다.
테일러스위프트
"여러분이 18세 이상이라면 유권자 등록을 해주세요. 대통령 선거라는 중요한 일을 위해서입니다."
미 워싱턴포스트는 "스위프트가 민주당 지지자에게 인기가 많고 무소속과 공화당 지지자 사이에도 인기가 올라가고 있어 대선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스위프트 얘기 외에도 미 대선 TV토론 여파가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 바이든-해리슨 정부의 이민정책 실패를 지적하며 이번 토론에서 불법 이민자가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고 언급한 미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 시는 쑥대밭이 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공화당 대선후보
"그들(이민자들)은 개와 고양이를 잡아 먹습니다. 이민자들이 그곳 지역주민들 반려동물을 잡아먹고 있어요."
이후 현재 스프링필드시 곳곳에 폭탄 테러 위협이 이어지면서 시 당국이 직원들을 대피시키고 시청 건물을 폐쇄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은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상황입니다. 이와 함께 TV토론에서 해리스에게 판정패를 당했다는 평가는 받은 트럼프는 더 이상 해리스 후보와 TV토론을 하지 않을 거라고 3차 토론은 없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조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와 유세 총격, 해리스의 돌풍에 이어 스위프트의 참전까지... 이번 미 대선은 역동적으로 진행되는 거 같습니다. 두 달 뒤 결말이 어떻게 나올지 마지막까지 지켜보겠습니다. 이정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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