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 힘이 단일화로 진통을 겪으면서 과거 대선 때 단일화는 어땠는지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습니다. 예전 단일화와 지금의 상황, 어떤 점이 닮았고 다른지 김주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기자, 과거 대선에서도 후보들이 단일화 한 경우가 꽤 있었죠?
[기자]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에서 단일화는 4번 성사됐습니다. 1997년엔 DJP연합을 통해서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됐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정몽준 후보와 단일화하면서 이회창 후보를 꺾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와 단일화한 뒤 당선됐습니다. 단일화가 승리의 보증수표는 아니지만 선거 판세를 뒤흔드는 막판 변수임은 분명합니다.
이준한 /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지금 이재명 대세론에 대항해서, 그래도 가장 유일하게 남아있는 것이, 이 빅텐트를 통한 단일화 성사 이것 하나로 지금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추진하고 있는 것이죠."
[앵커]
후보 단일화의 대표적인 사례가 2002년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인데, 지금 국민의힘 후보 단일화와 유사점이 있습니까?
[기자]
네 당시 노무현 후보는 경선을 거쳐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됐지만, 지방선거 패배 이후 지지율이 떨어졌고요. 월드컵 열기와 함께 등장한 정몽준 후보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기도 했습니다. 당내에선 '후보 단일화 추진협의회'까지 만들어졌고, 결국 국민 여론조사 방식으로 단일화를 해 노 후보로 정리됐습니다. 지금도 김문수 후보가 경선을 통과했지만, 당 안팎에서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하란 요구가 나오는 게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오늘 한 후보는 후보 등록 마감 전에 단일화가 안되면 출마하지 않겠다고도 했는데, 이 안에 단일화를 해야 효과가 있는겁니까?
[기자]
일단 투표 용지가 달라집니다. 2002년에는 후보 등록 전에 단일화에 성공하면서 실제 투표용지엔 노 전 대통령 이름만 써 있었습니다. 정몽준 당시 후보가 선거 전날 밤 지지철회를 했지만 노 후보는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반면 2022년엔 윤석열, 안철수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친 뒤 단일화했고요. 투표 용지에 두 사람 이름이 모두 올라갔습니다. 투표 당일에 인쇄하는 사전투표지엔 '사퇴' 표시가 들어갔지만, 본투표 용지엔 사퇴 표시도 반영되지 않아서 안 후보를 찍은 무효표도 상당수 발생했습니다.
[앵커]
그럼 이번 선거에서 단일화 표시가 되는 마지노선은 언제입니까?
[기자]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서 재외투표는 오는 16일 전에 사퇴해야 투표용지에 사퇴여부가 표시되고요. 본투표는 24일까지 결정을 해야 투표지에 '사퇴'했다고 표시될 수 있습니다.
[앵커]
단일화가 늦거나 무산돼서 결과에 영향을 준 경우도 있죠?
[기자]
대표적인 게 2012년 대선입니다. 문재인, 안철수 후보가 단일화를 하긴 했지만, 단일화 과정에서 갈등이 길어지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고요. 지금과 비슷한 탄핵 정국이었던 2017년엔 안철수, 홍준표 후보에게 보수 일각에서 단일화 요구가 있었지만 양쪽 모두 거절하면서 표가 결집하지 못했고, 문재인 후보가 승리했습니다.
채진원 /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
"이번 경우는 하나는 너무 작위적인 측면이라는 측면, 두 번째로는 그거 역시 이 약속을 잘 안 지켜지고 아름다운 단일화가 안 되고 있는 모습에서 단일화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앵커]
단일화는 시점과 과정도 중요하단건데, 이번 단일화 과정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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