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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더] 李 정부 흔드는 트럼프 리스크

  • 등록: 2025.07.10 오후 21:25

  • 수정: 2025.07.10 오후 21:32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 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한미 간 통상 협상에 진전이 없고, 정상회담도 날짜를 못 잡고 있습니다. 왜 이런 건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과도한 측면이 있습니다. 발언과 요구 사항이 수시로 변해서 진의를 파악하기도 힘듭니다. 하지만 우리 측의 거듭된 요청에도 정상회담 날짜조차 못 잡는 것은 분명 근본적 갈등 요인이 있다는 시그널입니다. 외교가에선 이재명 정부에 대한 트럼프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 정부를 '친중'으로 인식한다는 겁니다. 과거 이 대통령은 “중국에 셰셰하면 된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백악관은 이 대통령 당선 논평에서 “중국 영향을 우려한다”고 했습니다. 트럼프는 친북은 문제 삼지 않습니다. 본인도 김정은과 세번 정상회담을 했고 친밀감도 수시로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중국은 다릅니다. 친중 불신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부는 주한미군 역할 조정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도 논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가도 괜찮은 건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이 두 가지는 미국이 원하는 겁니다. 주한미군을 중국 대응군으로 바꾸고 인도태평양사령관 아래로 두려 합니다. 우리가 먼저 제안하면 미국은 '얼씨구나' 할 겁니다. 이 카드로 통상 협상에서 약간 양보를 받아낼 순 있지만 안보 공백을 부를 수 있습니다. 전작권을 전환하면 주한미군의 역할과 규모가 줄어듭니다. 그걸 메우려면 우리의 감시 정찰 자산과 위성, 미사일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합니다. 연간 21조 원 이상이 듭니다. 북핵 문제뿐 아니라 경제적 후폭풍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자칫 소탐대실이 될 수 있으니 신중해야 합니다.

[앵커]
여권 내부에선 무조건 빨리 타결 짓거나 정상회담에 매달릴 필요 없다는 얘기가 나오고 트럼프 비판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버티는 게 대안이 될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일본은 조기에 정상회담을 하고 협상을 했지만 얻은 게 없다. 그러니 협상을 뒤로 미루고 정상회담도 천천히 하자는 얘기가 나옵니다. 여당은 “트럼프의 방위비 100억달러 요구는 무도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자주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겁니다. 하지만 외교는 현실입니다. 미국은 핵심 동맹이자 압도적 힘을 갖고 있습니다. 대립하고 버텨서 얻는 이익보다 타협하고 설득해서 얻는 이익이 더 클 겁니다. 캐나다 프랑스도 미국과 맞서는 듯했지만 뒤로 타협했습니다. 미국과 맞선 브라질은 관세 50%를 통보받았습니다. 버티기가 좋은 대안은 아닙니다.

[앵커]
대미 특사단을 조기 파견한다고 합니다. 특사단으로 해결이 될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대화 물꼬를 틀순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닙니다. 특사들이 정치적 중량감은 있지만 트럼프와 인연은 없습니다. 트럼프를 만난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더구나 김종인 전 위원장은 트럼프를 원색적으로 비난한 적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달가워 할까요. 트럼프는 개인적 인연을 중시하는 스타일입니다. 그와 가깝고 직접 속내를 전달할 인물이 필요합니다. 기업인을 포함해 딥스로트를 찾아야 합니다.

[앵커]
이재명 정부 취임 초 스타트가 좋은데 트럼프 리스크에 발목 잡힐 수도 있나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이재명 대통령은 외교 안보가 상대적으로 약한 고리로 꼽혀왔습니다. 관세 협상과 한미 정상회담은 단순한 통상 외교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경제의 목줄을 쥐고 국가 안보의 기본틀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통상 협상이 어그러지고 한미 관계가 악화된다면 한순간에 안보경제 복합 위기에 빠질 수 있습니다. 임기 초반 잘나가던 이재명 정부의 기반을 흔들 수 있는 중대 리스크가 될 수 있습니다. 친중 이미지를 불식하고 신중하고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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