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치권 뒷 이야기를 현장 기자들에게 들어보는 뉴스더 오늘은 정치부 이태희 기자 나왔습니다. 이 기자, 검찰개혁을 둘러싼 당정간의 미묘한 신경전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왜 잡음이 계속되는 겁니까?
[기자]
열흘 전 만찬회동에서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검찰청을 정부조직법에서 삭제하는 개정안을 다음달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하자는데 합의했습니다. 검찰청 폐지라는 큰틀의 개혁은 추석 전에 하고, 구체적인 부수법안들은 시간을 갖고 논의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여권내 이견이 계속 노출되자 우상호 정무수석이 내놓은 일종의 중재안이었죠. 그런데 논의가 각론으로 들어가면서 다시 파열음이 불거지고 있는 겁니다. 주요 쟁점은 검찰의 특수부 역할을 대신할 중수청을 행안부 아래 둘지 법무무 산하에 둘지, 또 검찰의 명칭을 그대로 유지할지, 검찰의 1차 수사지휘권을 인정할지 등입니다. 민주당은 검찰의 권한을 최대한 뺏겠다는 쪽에 법무부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쪽에 방점을 찍으면서 이견을 보이는 겁니다.
[앵커]
이 대통령이 직접 공개 토론 제안했는데도 당의 반응은 왠지 시큰둥한 것 같습니다?
[기자]
대통령실은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개혁 부작용을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당시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이 졸속으로 추진되면서 수사 혼선과 사건 적체가 심각했습니다. 실제로 경찰이 송치한 민생범죄 사건의 검찰 처리 비율은, 문재인 정부 취임 이듬해인 2018년에 2016년 대비 16% 줄었습니다. 반면 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은 실패의 원인이 검찰에 수사권을 일부 남겨두는 뜨뜻미지근한 방식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원인에 대한 분석이 다르니 그 해법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지금은 정권이 막 출발한 때라 대통령이 힘이 막강한 시기인데, 대통령이 직접 나섰는데도 일사분란하게 정리되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아요.
[기자]
역대 정부에서 여당 당원들에게 대통령의 의중은 일종의 '가이드라인'처럼 작동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 시절 당원주권주의를 강조하면서 당원들의 권한을 키워놓은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전당대회 때도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의중이 박찬대 후보에게 있다는 관측이 많았는데, 실제로는 정청래 대표가 승리했죠. 특히 차기 전당대회에서 재선을 노리는 정 대표의 정치적 상황 역시 국민 전체보다는 당심을 먼저 의식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정청래 대표는 어제 자신의 SNS에 "검찰개혁 시기를 놓치면 실망한 지지자들이 빠져나간다"고 썼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하는 '실용과 통합'과는 충돌하는 지점이 생길 수밖에 없고, 검찰개혁을 둘러싼 최근 파열음 역시 그 일환이란 해석이 많습니다.
[앵커]
국민의힘 상황도 짚어보죠. 역시 강경한 목소리를 앞세워 대표가 된 장동혁 대표, 그런데 당선 이후엔 조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죠?
[기자]
장 대표는 오늘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유튜버 전한길 씨를 "당 밖에 있는 의병이었고 그 옷이 가장 잘 맞는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당직 기용설을 일축했습니다. 비상계엄 문제도 "잘못된 과거 행동과는 절연해야 한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전당대회 전 강경일변도에서 다소 톤을 낮추는 모습인데, 빠른 인적청산과 윤석열 전 대통령 접견등을 주장하는 김민수 최고위원과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강성 지지층의 표심을 얻어 당 대표가 됐지만 결국 내년 지방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당 대표로서의 입지 역시 좁아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걸로 보입니다. 다만 장 대표의 변화가 임기 초기의 일시적 제스처인지, 실제로 전략적 전환을 시작한 건지는 좀 더 지켜봐야한단 반론도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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