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0일 간의 정기국회가 오늘 시작됐는데, 첫날 모습만 봐도 여야의 첨예한 대치가 도저히 풀릴 것 같지 않은 모습입니다. 앞으로 충돌할 지점이 더 많아 보이는데, '뉴스더'에선 더 바빠질 정치부 이태희 기자와 이번 정기국회 전망해 보겠습니다. 이 기자,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오늘 '반민특위'를 언급한 게 눈에 띄던데 어떤 맥락에서 나온 얘깁니까?
[기자]
해방 직후 제헌국회에서 만들어진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 줄여서 ‘반민특위’는 일제강점기 친일파 행적을 조사하기 위한 기구였습니다. 정 대표가 비상계엄 관련자들을 친일 청산과 같은 맥락에 두고 발언한 걸로 해석됩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얼굴에 "내란세력,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고 적은 사진을 회의장에 내걸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래도 이재명정부 첫 정기국회인데, 야당과 협치하자,, 이런 모습을 보일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싶네요.
[기자]
정 대표는 "내란 세력과 싸워 이겨야 한다" "척결해야 한다" 이런 투쟁적인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개혁법안' 추진의 동력을 얻고,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다지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옵니다. "개혁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권력에 기생한 부역자"란 말에 정 대표의 의중이 함축되어 있는 걸로 보입니다. 정 대표가 반민특위를 언급한 건 당내 의원들이 주장하고 있는 '내란특별재판부'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 아니냔 해석도 있습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은 여야 대표 회동을 지시하면서 협치의 외형이라도 갖춰보려는 모습인데, 여야 대표가 마주앉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기자]
오늘 김민석 총리와 접견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여야가 손을 잡기에는 거리가 너무 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너무 일방적으로 법이 통과돼서 국민이 고통받지 않도록 역할을 해달라"고 김 총리에게 당부하기도 했는데요. 김 총리는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이 조속히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정작 정 대표는 대통령이 말한 여야 지도부 회동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 대표도 아직까진 정 대표를 뺀 이 대통령과의 일 대 일 회담을 더 선호하는 입장인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지난주 여권에서 이견이 표출된 검찰 해체방안에 대해 주말동안 김 총리가 법무, 행안 장관을 만났는데 좀 조율이 되는 분위깁니까?
[기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오늘 예결위 참석을 위해 국회를 찾았습니다. 정 장관은 "국회에서 중심이 돼 논의를 잘 해달라"며 한 발 물러선 태도를 유지했는데, 주말 논의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정 장관은 신설될 중수청을 법무부 산하에 둬야 한다는 입장인데,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어제 김 총리와 정 장관, 윤호중 행안부 장관의 회동에서 "행안부 산하에 두기로 결정된 걸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정 장관은 여전히 "1차 수사기관에 대한 사법통제는 있어야 한다"며 검찰의 보완수사권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총론 수준의 정부조직개편안은 민주당 주장대로 가더라도, 향후 각론에서 당정간 입장 차가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앵커]
경제는 어렵고 가뭄 같은 재난까지 겹쳤는데, 여야가 민생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모습, 언제쯤 볼 수 있을지 답답하군요.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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