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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전 세계 '관세 도미노'…우리나라 활로는?

  • 등록: 2025.10.08 오후 21:25

  • 수정: 2025.10.08 오후 22:31

[앵커]
자유무역의 시대가 마무리되고 전 세계가 '보호무역'이라는 이름의 춘추전국시대로 돌입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역사적으로 어떤 상황이고,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어떤 활로를 찾아야 할지 신유만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우리 철강업계의 EU 수출, 어느 정도의 타격을 받게 될까요?

[기자]
앞서 보신 것처럼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국가별 쿼터와 글로벌 쿼터를 잘 활용해 EU에 전량 무관세 수출을 해 왔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보면 한국산 철강 전용 쿼터 263만 톤, 글로벌 쿼터 117만 톤을 합쳐 380만 톤 규모였는데요, 글로벌 쿼터 전체가 47% 줄었으니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양도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크고요, 국가별 쿼터도 협상을 해야겠지만 상당 부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U는 지난 4월에 이미 한국 전용 쿼터를 14% 감축한 바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연간 수십만 톤에서 백만 톤 가까이의 철강 수출 물량이 50% 관세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앵커]
철강관세 50%라는 게 미국이 앞서서 한 건데, EU가 다른 품목에 대해서도 관세를 매길까요?

[기자]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미국발 관세 압박으로 EU도 보호무역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겁니다. 기존에 한국과 EU는 FTA로 무관세 수출입을 하고 있었는데요, 특히 우리 효자 수출품인 자동차와 가전 등에 대한 관세가 올라가면 큰 타격이 불가피합니다.

정인교 /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전 통상교섭본부장)
"일방적으로 EU가 (관세) 부과를 한다고 그러면 이것은 상당히 심각한 무역 분쟁의 소지를 낳게 될 거다라고 생각되네요. EU와 FTA협정을 걸고 협상을 해야 되지 않을까 싶네요."

[앵커]
보호무역주의가 국제사회의 새로운 질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EU 말고 다른 나라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과 인도 등 다른 경제대국들도 연쇄적으로 무역 장벽을 높게 쌓을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교역 상대국들이 고율 관세를 매기는데 가만히 있으면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자국 산업이 고사할 것이 뻔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1986년 우루과이 라운드로부터 시작된 WTO 기반의 자유무역 시대는 40년 만에 그 끝을 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앵커]
그러면 우리도 보호무역을 해야 하나요?

[기자]
우리는 내수 시장이 작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나라죠. 우리가 보호무역을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지난해 우리 GDP 대비 상품수출 비율은 37.6%, G20 회원국 중 가장 높고 평균의 2배를 넘습니다. 또 우리는 미국과 안보로 깊게 얽혀 있어 미국을 배제한 다자주의 무역을 적극 추진하거나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무역권으로 들어가는 것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 활로를 찾아야 합니까?

[기자]
관세 전쟁의 여파로 내년이 우리 기업들에게는 매우 힘든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전문가들은 결국 우리 기업들이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불필요한 규제를 정리하고 실질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줘야 한다는 겁니다.

허윤 /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주요 법의 변경이라든지 수정 내지는 폐지를 통해가지고 어떻게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인가 적극적인 논의가 있어야겠죠."

[앵커]
세계 무역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는 시점인 만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과감한 리더십이 필요해 보입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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