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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시하누크빌 한인 회장 "3년 간 200명 구조…끌려가던 韓人 2명 고속도로서 탈출도"

  • 등록: 2025.10.13 오후 16:15

  • 수정: 2025.10.13 오후 16:19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지난달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온 젊은 한국인 2명이 시하누크빌에 있는 중국인 범죄 단지로 팔려 가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캄보디아에서 20년째 사는 오창수 시하누크빌 한인회장은 이날 20대 한국인 대학생 A씨가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당한 뒤 살해된 사건을 접하고 마음이 무너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회장이 사는 시하누크빌은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깜폿주 보꼬산과 차량으로 2시간 떨어진 곳에 있다.

오 회장은 "대사관에서 구조 연락이 오는 경우도 있지만 개인 휴대전화로 감금된 한국인이나 가족이 직접 연락하는 일도 많다"며 "3년 전부터 캄보디아에서 구조한 한국인이 200명을 넘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에도 프놈펜에 있는 한국대사관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았다.

닷새 전에 캄보디아에 들어온 젊은 한국인 2명이 범죄 단지에 끌려가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탈출했으니 도와달란 내용이었다.

당시 오 회장은 마침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경찰 영사가 새로 부임해 인사를 나눈 뒤 차량을 몰고 집에 가기 위해 막 고속도로에 올라탄 직후였다.

그가 가속페달을 밟아 1시간 뒤 고속도로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 한국인 2명은 이미 현지 경찰에 붙잡혀 연행된 상태였다.

건장한 중국 남성들이 뒤쫓고 한국인들이 도망치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한 휴게소 직원이 경찰에 신고했던 터이다.

경찰서에서 오 회장을 본 한국인들은 "한 달에 1천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지인 말에 속아서 캄보디아에 왔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범죄 단지에 끌려가던 중 휴게소에 멈춘 승합차에서 탈출한 뒤 대사관에 신고했다"고 울먹였다.

오 회장은 현지 경찰관에게 "이 한국인들은 취업 사기를 당해서 여기에 왔다"며 "범죄 단지에 넘어가기 전이어서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았으니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한국인 2명은 닷새가량 경찰서에 붙잡혀 있다가 석방됐고, 오 회장의 도움을 받아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오 회장은 지난달 중순에도 한국인 2명이 범죄 단지 합숙시설 3층에서 뛰어내려 탈출했지만 이들 중 한명은 중국인들에게 잡혀 한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 회장은 "현지인 범죄 단지에는 직접 들어가 한국인을 데려오기도 하지만 중국인들 범죄 단지에는 쉽게 못 들어간다"며 "저도 신원이 많이 노출돼 중국 범죄단체의 협박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앰네스티가 지난 6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캄보디아에 있는 사기 작업장은 최소 53곳이며 의심 시설도 40곳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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