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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더] 명·청 대장동 동상이몽

  • 등록: 2025.11.04 오후 21:15

  • 수정: 2025.11.04 오후 23:18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명·청 대장동 동상이몽' 입니다.

[앵커]
대장동 재판 후 재판 중지법 논란으로 시끄러운데요. 이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간에 또 엇박자가 드러난 거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여당이 추진하겠다던 재판중지법을 대통령실이 하루 만에 뒤집었는데요. 이례적인 일입니다. 명·청 갈등 3라운드라는 말이 나옵니다. 임기 초 대통령실의 만류에도 정 대표가 검찰 개혁을 밀어붙였잖습니까. 최근엔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이 대통령이 영입한 인사를 정 대표가 컷오프 시켰죠. 재판중지법도 대통령실과 협의 없이 추진하는 바람에 당정 갈등이 표면화했습니다. 그런데 과거와 다른 점은 검찰개혁이나 컷오프는 정 대표 뜻대로 됐는데 이번엔 대통령실이 뒤집었다는 겁니다.

[앵커]
그간 정 대표가 '자기 정치 한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그런 겁니까.

[배성규 정치에디터]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재판중지법은 대장동 재판으로 다시 불거진 이 대통령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한 겁니다. 정 대표의 강경 선명 노선을 반영한 거지만 기본적으론 이 대통령을 돕겠다는 취지였습니다. 의도가 나쁜 건 아니었는데 동상이몽 이었습니다.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게 1차적 문제 였는데요. 대장동 일당이 중형을 받고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도 담겼으니 대통령 재판을 바로 중지시키려 한 겁니다. 그런데 이게 정치적 단견이었습니다. 관세 협상 타결과 APEC 외교 성과, 주가 급등으로 지지율이 오르는 상황에서 이번 조치가 오히려 대통령 사법리스크를 부각시키고 상승세에도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대통령실은 판단했습니다. 친명과 개딸들은 정 대표를 향해 "또 국정 부담만 안기느냐" "제발 가만히 있어라"고 비판합니다.

[앵커]
그런데 대통령실과 친명 핵심부도 재판 문제는 찜찜하잖아요. 어떻게 하려는 건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일단 지금은 재판중지법을 추진할 때가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공연히 야당에 먹잇감을 주고 여론만 자극하는 하지하책 이라는 거죠. 그래서 재판 중지가 아니라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나 면소로 가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입니다. 어차피 재임 중 재판이 재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으니 퇴임 후 사법 리스크를 없애는 게 근본적 해법 이라는 겁니다. 김병기 원내대표나 정성호 법무장관이 공소 철회론을 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앵커]
여권에서 '이 대통령 무죄' 주장이나 '사법부 견제론'을 펴는 것도 같은 차원인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그렇습니다. 민주당은 재판 중지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대법관 증원이나 재판소원제, 법원행정처 폐지는 계속 추진하고 있습니다. 재판 재개를 막고 무죄를 이끌어 내기 위한 법원 압박용이라고 야당은 주장합니다. 국감에서도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여권의 파상 공세가 있었죠. 더구나 정부 각료까지 대통령 감싸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대통령 변호인 출신인 조원철 법제처장은 "이 대통령은 전부 무죄다" "대장동 일당을 본 적도 없고 뇌물을 받은 적 없는데 황당하다""고 했습니다. 마치 호위무사를 연상케 하는데요. 대장동 재판이 대통령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재판 재개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여권 내부의 불안감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앵커]
계속 꼬이는 명청 관계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오늘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국회에서 반갑게 악수했죠. 정 대표는 "대통령의 시정연설과 APEC 모두 A급" 이라고 칭송했습니다. 예산과 법안 처리를 위해 정기국회에선 당정 협력으로 갈 겁니다. 하지만 지방선거 국면은 다릅니다. 공천을 놓고 친명과 친청 간 갈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 당권을 놓고 명청 간 진검 승부가 벌어질 거란 관측도 파다합니다. 친명 진영에선 정 대표 재선만은 막겠다는 기류가 강합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간 빅딜이 이뤄질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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