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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환율 왜 오르나…우리 경제 영향은?

  • 등록: 2025.11.05 오후 21:19

  • 수정: 2025.11.05 오후 21:53

[앵커]
관세협상도 타결됐는데 왜 여전히 환율이 오르는 걸까요? 고환율이 얼마나 지속될지,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신유만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 기자, 지금 시점에 환율이 급등하고 있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환율 상승의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달러 강세입니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연말에는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됐는데, 최근 아닐 수도 있다는 회의론이 대세입니다. 금리를 안 낮추면 유동성이 덜 풀려서 달러 가치가 방어되겠죠. 또 일본 엔화를 포함한 주요 통화들의 가치 하락이 직접적인 달러 상승 요인인데요, 실제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유로 등 대부분이 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세계적 현상이군요. 국내 요인도 있습니까?

[기자]
연간 200억달러씩 10년 동안 미국에 달러 투자를 해야 하는 상황이죠. 정부는 외환보유액 자체는 손 대지 않고 그 운용 수익으로 투자금을 조달하겠다고 했는데 이 자체가 달러 수요를 늘릴 수 있습니다. 또 채권 발행은 국가가 빚을 내는 것이니 원화 가치에 악영향을 끼치는 셈이 돼 이래저래 환율 방어를 어렵게 하는 겁니다. 두 요인이 더해져 달러 부족 현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매도세, 원화 가치 하락에 의한 국내 달러 수요 상승도 환율을 올리고 있습니다.

김정식 /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내수 경기가 침체돼 있으니까 (우리 정부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그러면 이제 원화의 가치가 떨어지니까 달러로 가지고 있어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많이 하는 거죠."

[앵커]
환율이 얼마까지 갈지 걱정인데, 고환율 기조가 언제까지 이어지겠습니까?

[기자]
6월 말까지만 해도 1350원대였던 환율은 9월 말 1400원을 돌파하더니 오늘은 장중 한때 145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단시간에 환율이 내려갈 요인은 없다는 게 지배적인 분위기입니다. 결국 미국의 선택에 달렸는데, 크게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습니다. 희망적인 시각은 미국 연준이 내부의 보수적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연준은 12월 1일부로 긴축 작업을 종료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이 경우 환율은 최대 1400원대 후반을 넘지 않고, 연말까지는 안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부정적인 시나리오는 뭡니까?

[기자]
연준이 연말 금리를 동결하거나 한미 관세 관련 잡음이 다시 발생하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 환율 천장이 뚫려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일본 다카이치 총리가 확장재정을 실제로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엔저가 달러 가치를 한동안 밀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우리 정부의 대미투자 펀드가 손실을 내거나, 정부 채무가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해도 환율은 올라갑니다.

[앵커]
우리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기자]
강달러는 곧 수출 호재라는 우리 경제의 기본 공식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수출 기업들 같은 경우도 원자재를 수입을 하기 때문에 이윤이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죠. 해외 생산 기지를 많이 가지고 있는 정도도 다르고 영향을 받는 정도는 각각 다릅니다."

원자재와 뗄 수 없는 생활 물가도 상승합니다. 먹거리와 기름값 등 소비자물가가 10월 기준 1년3개월만의 최고치를 찍었는데, 여러 요인이 있지만 환율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세계적인 압력이 너무 거세네요. 어렵겠지만 정부와 기업이 이럴 때일수록 협력해서 잘 헤쳐나가야겠습니다. 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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