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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더] 통일교 부메랑

  • 등록: 2025.12.09 오후 21:11

  • 수정: 2025.12.09 오후 21:17

[앵커]
정치 현안에 한발 더 들어가 궁금증을 풀어드리는 '정치더' 시간입니다. 조선일보 배성규 정치에디터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다룰 주제는 뭔가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예 '통일교 부메랑' 입니다.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 또 통일교를 겨냥해 종교단체 해산을 지시했습니다. 헌법 위반으로 종교단체 해산 가능합니까.

[배성규 정치에디터]
헌법상 정교 분리 위반을 이유로 종교단체를 해산시킬 수는 없습니다. 그런 전례도 없습니다. 정교 분리의 의미는 두가집니다. 첫째, 특정 종교를 국교로 삼지 않는다. 둘째, 국가가 종교를 통제·간섭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치에 관여한다고 해산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종교단체 강제 해산법도 없습니다. 다만 민법에는 일반 법인 해산 사유가 있습니다. 종교재단도 법인이기 때문에 공익을 해치고 횡령 살인 폭력 등 중대한 불법을 저지르면 민법에 따라 해산될 수 있습니다. 이 때도 종교 자체가 아니라 법인 해산입니다.

[앵커]
이 대통령이 이렇게 강경 발언을 한 이유는 뭘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세 가지 관측이 나옵니다. 첫번째는 '입틀막'입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여권에 돈 준 것을 불면 정말 죽이겠다는 공개 협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통일교 측이 여권에 불리한 진술을 하는 걸 막기 위한 겁박용이라는 겁니다. 물론 정부 여당은 부인합니다. 두번째는 '괘씸죄'입니다. 통일교 측이 자기 비리를 벗으려고 물귀신 작전을 쓰는 것에 대한 불쾌감이라는 겁니다. 여권에선 "우릴 협박해 딜하려는 것 같은데 그냥 놔두면 안 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세번째는 '종교 악연설'입니다. 이 대통령은 코로나 때 종교단체 신천지를 강하게 단속했고 대립이 심했습니다. 그런 악연 때문에 통일교에도 부정적 인식이 크다고 합니다.

[앵커]
지금 통일교 측이 돈을 주거나 접촉했다는 여권 인사들 이름이 자꾸 나오죠.

[배성규 정치에디터]
통일교 윤영호 전 본부장의 녹취록, 법정 진술에 근거한 건데요. 민주당 전현직 의원에 수천만원과 명품시계를 줬다고 했고요. 단체장급 인사들에게 쪼개기 후원금을 줬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또 전현 정부의 최고위급 인사, 장관급, 국회의원 연루설도 나옵니다. 민주당 당직에 실제 통일교 측 인사가 임명됐고요. 대선 때 VIP 선물 리스트가 있었다거나 친명 핵심 인사들과 접촉설도 나옵니다. 진위는 아직 확인된 게 없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여권에 치명타를 줄 수 있습니다. 여권은 내심 당혹스러워 합니다. 일부 인사는 그냥 만났을 뿐이라는 해명도 내고 있습니다.

[앵커]
여권이 연루된 게 나오면 역풍이 불지 않을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맞습니다. 특검은 통일교 행사에 윤석열 대통령이 온 것을 유착의 증거로 내세웠는데, 그 자리에 이재명 대통령 측근인 위성락, 김현종씨도 참석했습니다. 민주당은 우리가 받은 건 불법 후원이 아니라고 했는데, 그럼 국민의힘에 준 돈만 불법이냐, 내로남불에 적반하장이라는 비판이 나옵니다. 국민의힘을 겨냥한 칼날이 본인들한테 부메랑으로 날아오는 형국입니다. 과도한 통일교 때리기가 자칫 종교 탄압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야당을 겨냥했다가, 여권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앵커]
로비 진실은 언제쯤 밝혀질까요.

[배성규 정치에디터]
특검은 여권 쪽 로비는 자기들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경찰이나 공수처로 이첩한다고 했습니다. 진실 규명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요. 문제는 내일 열리는 윤영호 전 본부장의 재판입니다. 윤 전 본부장이 여야 로비에 대해 폭탄 발언을 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가 입을 열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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