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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더] 존재하지 않는 코인이 쏟아졌다…60조 원 빗썸 사태 전말

  • 등록: 2026.02.07 오후 19:14

  • 수정: 2026.02.07 오후 20:08

[앵커]
보신 것처럼 빗썸에서 황당한 사고가 났습니다.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피해를 본 사람은 보상받을 길이 있는지, 뉴스더 코너에서 장혁수 기자와 더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장 기자, 빗썸이 실제로 보유한 비트코인은 4만개 정도 된다고 들었는데요, 이번에 잘못 지급된 건 62만 개나 되잖아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 겁니까?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의 구조적 특징 때문입니다. 우리가 거래소에서 코인을 사고팔 때, 블록체인상에서 실제로 코인이 오가는 게 아니라 거래소 내부 장부 상의 숫자만 바뀝니다. 평소에는 이 숫자가 실제 자산과 1:1로 매칭되지만, 이번 사건은 담당자가 실수로 장부에 '비트코인 62만 개'라는 숫자를 입력해버린 겁니다. 실제로 62만 개 코인이 없는데도 전산 시스템은 이 숫자를 진짜 자산으로 인식했고, 그 결과 존재하지 않는 '유령 코인'이 시장에 매물로 쏟아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걸 사고팔고 있다는 얘긴데, 이게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가요?

[기자]
네, 방식 자체는 합법이고 은행과 똑같습니다. 우리가 은행 앱으로 100만 원을 이체할 때 실제 현금 다발이 오가는 게 아니라 전산상 숫자만 바뀌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단, 여기에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바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에 따라 거래소는 고객이 맡긴 코인과 똑같은 수량의 코인을 실제로 금고에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평소에는 장부상 숫자와 실제 코인이 딱 맞게 유지되는데, 이번 사건은 담당자의 실수로 실제 코인 없이 장부상 숫자만 뻥튀기된 특수한 '전산 사고'였던 겁니다.

[앵커]
아무리 그래도, 한두푼도 아니고 자그마치 60조 원어치란 말이죠. 이렇게 어마어마한 양이 한번에 지급된다는 게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데.. 은행에서도 어느정도 금액 이상이 되면 송금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까?

[기자]
조사에 착수한 금융감독원도 그 부분을 집중해서 들여다볼 겁니다. 정상적인 금융회사라면 고액 전송 시 상급자 결제, 한도 제한,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 등이 작동해야 합니다. 이번엔 그게 하나도 안 됐다는 건데, 빗썸의 내부통제가 사실상 '구멍가게' 수준이었다는 걸 드러낸 셈입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지난 2018년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태와 판박이인데요, 당시 우리사주 배당을 1주당 1000원씩 준다는 걸 1000주로 잘못 입력해서 무려 112조원이 잘못 입금된 사건입니다. 그 결과 삼성증권 대표는 물러나고, 회사는 6개월 신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는데요, 빗썸도 이에 못지 않은 중징계가 예상됩니다.

[앵커]
가장 궁금한 부분인데요, 내가 만약 이번 일로 비트코인 몇천 개를 잘못 받았어요. 그러면 어떻게 됩니까? 혹시 이미 팔아서 현금으로 챙긴 사람은 그냥 그 돈을 가져도 되나요?

[기자]
아닙니다. 이미 현금화해서 은행 계좌로 인출한 경우라도, 법적으로는 부당이득에 해당해 100% 반환해야 합니다. 안 돌려주면 계좌 가압류나 소송이 들어오겠죠. 삼성증권 사태 때도 재빨리 주식을 팔아 현금화하려던 직원들이 있었는데, 결국 수익금은 전액 환수당했고 횡령죄 등으로 형사 처벌까지 받았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결말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 유령 코인이 쏟아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15%나 폭락했는데, 이때 놀라서 코인을 판 일반 투자자들의 손해는 누가 보상해 줍니까?

[기자]
삼성증권 때는 회사가 피해자들에게 손실액을 거의 전액 보상해 주며 합의했습니다. 상장을 준비 중인 빗썸은 오입금 고객 손실액이 10억 원 정도로 파악된다며 전액 보상에 추가 보상까지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만약 합의가 안 돼서 소송전으로 간다면 상황은 복잡해집니다. 법원은 보통 '공포감에 매도한 투자자 본인의 책임'도 일부 인정하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서는 손해액을 100% 다 돌려받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앵커]
장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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