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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경유값 〉휘발유값…'가격 역전' 이유는?

  • 등록: 2026.03.09 오후 21:17

  • 수정: 2026.03.09 오후 22:08

[앵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죠 국내 기름값도 요동치고 있습니다. 경유값이 1900원을 넘어서면서 휘발유값을 추월했는데요. 왜 그런 건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경유값이 휘발유보다 비싸진 게 언제부터입니까?

[기자]
지난 6일입니다. 미국이 이란을 공습한지 엿새 만이고,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선언한지 닷새 만입니다. 공습 이전엔 휘발유값이 100원 정도 더 비쌌는데요. 1600원 안팎이던 경유값이 3월 들어 많게는 하루에 100원 넘게 뛰면서 어제 기준 1917원을 기록했습니다. 휘발유보다 20원 이상 비싼 가격입니다.

[앵커]
이런 '가격 역전'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죠?

[기자]
네 2022년 5월에도 국내 경유값이 휘발유값을 추월했습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장기화 된 시점이었습니다. 그러다 약 9개월 뒤 다시 휘발유 값이 재역전 했습니다. 국제 정세가 요동칠 때마다 국내 기름값도 출렁인 겁니다.

[앵커]
글로벌 시장에선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싸잖아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만 유독 경유가 더 싼 거였죠?

[기자]
유류세 차이 때문입니다. 경유보다 휘발유에 부과되는 세금이 더 높은 거죠. 유류세는 교통세와 교육세, 주행세 등으로 구성되는데, 차이는 교통세에 있습니다. 휘발유 교통세가 리터당 492원으로 경유보다 150원 이상 높죠. 나머지는 교통세를 기준으로 동일한 비율로 적용됩니다. 이 격차 때문에 국내 주유소 경유 가격이 통상 더 저렴했던 겁니다. 부과되는 세금에 차이가 생긴 이유는, 과거 경유는 화물차나 농기계 등에 주로 쓰이는 '서민 연료'인 반면 휘발유는 사치품인 승용차의 연료라는 인식에서였습니다. 1972년 정부가 기름값을 고시하던 시절 휘발유는 리터당 51원, 경유는 26원이었습니다.

[앵커]
휘발유와 경유의 국제 유가 상승폭이 서로 다르다보니까 이 세금 격차마저도 없도록 하는 거군요?

[기자]
국제 경유 가격은 공습 하루 전 배럴당 92달러였는데, 지난 6일 155달러로 약 67% 올랐습니다. 반면 국제 휘발유값은 79달러에서 113달러로 약 42% 상승했습니다. 가격도 경유가 더 높고 더 많이 오른 겁니다. 특히 경유는 현재도 발전기와 선박 등 산업 전반에 널리 쓰이기 때문에 공급이 줄어도 사용량을 쉽게 줄이기 어렵습니다. 휘발유보다 가격 상승 압력이 더 큰 거죠. 이런 점들이 경유와 휘발유의 국내 유류세 격차를 무색하게 만든 겁니다.

[앵커]
휘발유든 경유든 유류세라든지 이런 걸 조정해서 가격을 좀 낮춰야 할 텐데 그럴 가능성이 있습니까?

[기자]
네 오늘 청와대는 유류세 인하폭을 확대하고 소비자에 대한 직접 지원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어느 시점에 세금을 인하할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는데요. 실제 정부가 유류세를 일정 부분 내린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승훈 / 서울과학기술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
"정부가 마냥 세금을 깎아줄 수는 없습니다. 세수가 줄어들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거든요. 유류세를 일정부분 인하해 준다 하더라도 아마 휘발유 경유 가격은 당분간 좀 더 오를 걸로 보입니다."

[앵커]
기름값을 낮출 수 있는 방법이 그렇게 효과적이지는 않은 것 같은데 근본적인 원인이 사라져야만 되겠군요.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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