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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北 리호남 소재 논란…재판 뒤집기 근거 되나?

  • 등록: 2026.04.08 오후 21:24

  • 수정: 2026.04.08 오후 21:32

[앵커]
여권이 주장하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과 관련해 북한공작원 리호남의 행적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이미 법원 판단이 끝난 사건이 다시 논란이 된 이유가 뭔지 황병준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황 기자, 리호남이 누구인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리호남은 1953년생 또는 1954년생으로 알려진 북한 공작원입니다. 이름은 리철, 리철운 강호진 등 여러 개를 사용했다고 하고요. 1990년 김일성종합대학 경제학부를 졸업한 뒤 우리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북한 보위부에서 근무했습니다. 1998년 '공화국 영웅' 칭호를 받았는데 이후엔 북한 대남 공작기구인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이자 '경제 일꾼'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앵커]
이런 리호남이 갑자기 왜 쟁점이 된 거죠?

[기자]
이종석 국정원장의 발언이 시발점이었습니다.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국조특위에서 리호남의 과거 행적에 대해 새로운 사실이 있다며 입을 열었습니다. 들어보시죠.

이종석 / 국정원장 (지난 3일)
"7월 22일부터 7월 24일까지는 필리핀이 아닌 제3국에서 체류를 한 증거가 있고, 7월 26일 날은, 또 다른 3국에 리호남이 체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들이 확인을 했습니다."

2019년 7월 25일과 26일 필리핀에서 대북행사가 열렸습니다. 경기도가 개최한 행사로,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이 리호남에게 70만 달러를 건넸다고 한 그 행사입니다. 하지만 이 원장은 리호남이 행사 시점에 필리핀에 없었고 따라서 돈을 받을 수도 없었다는 얘기를 하는 겁니다. 이 원장은 재판 당시에도 증인으로 나와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했는데,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재판에서 이미 부정당했던 이야기라는 거잖아요. 그런데 지금 국정원장이 다시 이야기하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리호남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했다는 건데요. 본인 명의의 여권으로 2019년 7월 22일부터 24일 사이 베트남에 있었고, 다음날 중국으로 가서 27일까지 있었다는 겁니다. 이와 관련한 보강진술까지 있었다는 게 국정원의 주장이고요. 지난 6일 국회 정보위 비공개 회의에서 국정원은 이런 사실을 재확인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법원은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다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잖아요. 그 근거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기자]
2심 재판부는 "북한공작원으로서 다수의 가명과 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점"등을 고려하면 리호남이 행사 명단에 없다거나 본 적이 없다는 진술만으로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봤습니다. 쉽게 말해 신분 위조가 얼마든 가능한 사람이니 본명이 적힌 명단 같은 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는 거죠. 이 전 부지사는 2심 판단에 불복해 상고했는데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만약에 국정원 주장이 근거가 있다면 이 재판 자체가 흔들리는 거 아닙니까?

[기자]
추가적인 증거를 제시할 경우 대북송금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다만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는 한 언론에 "여권이 몇 개인지도 모르고 실제 리호남인지도 모를 사람이 리호남 여권을 사용해 그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하는 건 순진한 시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앵커]
네 법원 판결도 났습니다만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새로운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 그것도 국정원장이 이런 이야기를 뒷받침한다는 게 좀 묘하기도 합니다. 황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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