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임대차 시장을 떠받치던 한 축인 전세가 빠르게 감소하자 월세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초 정부가 '정상화의 과정'이라며 전세 소멸을 기정사실화 했을 때 월세 상승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컸는데, 현실화된 월세 폭등에 대책은 있는지, 김충령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월세가 얼마나 올랐나요?
[기자]
월세 300만원으로 구할 수 있는 집이 어디서부턴지를 살펴보면 뚜렷합니다. 2022년만 해도 월세 300만원이면 서울 강남권 30평대도 구할 수 있었지만, 올해 들어선 서울 노도강에서도 300만원대 거래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남혁우 /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예를 들어서 7억5000만원 짜리를 1억에 300만원으로 바꿨다고 볼 수도 있겠죠. 전세 보증금으로 7억원을 놓을 수 있는 거를 1억원에 40만원 단위니까 1억에 300만원 이런 식으로."
[앵커]
전세를 살다가 갑자기 오른 월세로 계약을 해야하는 세입자 입장에선 날벼락이겠는데요. 왜 이렇게 많이 오른 것입니까?
[기자]
그만큼 전세 매물이 급격히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보시면 올해 1월 서울시내 20~30평형 아파트 전세 물량은 1월 6300여개였는데, 이번 달은 4000개로 반년도 안돼 37%나 감소했습니다. 속도가 너무 빨라 시장에 충격을 준 셈입니다.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갭투자 차단을 위한 토지거래허가제 등의 정책을 썼는데, 이는 전세 매물 급감을 불러왔습니다.
[앵커]
전세 감소는 앞으로도 꾸준히 계속될 것 같은데, 그럼 월세는 대체 어디까지 오르냐 걱정이 많습니다.
[기자]
말씀 드린 것처럼 한국에만 있는 전세제도는 문제점도 많지만, 월세를 낮게 유지하도록 눌러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한국의 소득 대비 임차료 지출(RIR)은 수도권 기준 18.4%입니다. 100만원 벌면 집세로 18만원 쓴다는 의미입니다. 유럽을 살펴보면 이 수치가 핀란드는 31%, 스웨덴은 28%에 달하고 비싼 임차료로 악명높은 뉴욕은 55%입니다. 100만원을 벌어서 월세를 내고 나면 우리는 88만원이 남지만, 뉴욕에선 45만원 남습니다. 당연히 소비 수준, 생활의 질이 확연히 달라지겠죠.
[앵커]
정부가 전세제도의 순기능은 너무 간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기자]
맞습니다. 전세를 살던 세입자 입장에서 보면 전세 대출을 통해 월세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세를 살 수 있는 보호장치를 상실한 측면도 있겠습니다. 젊은 세대는 전세를 통해 목돈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내집마련을 노려볼 수 있는 것인데, 돈 벌어서 월세로 다 나가면 내집 마련은 영원히 꿈으로만 남고 평생 월세만 살다 끝날 수도 있습니다. 계층 이동이 더 힘들어지는 거죠. 정부는 공공임대주택을 늘려서 서민 주거비 부담을 줄이겠다고 하지만, 임대주택 비중은 여전히 한 자릿수 수준입니다. 당장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더 근본적으로 주택 공급과 거래를 늘려야 할 이유입니다.
[앵커]
정부가 전세라는 제도의 부정적인 면에 집중한 나머지 월세 상승을 막아주는 방파제를 너무 빨리 허문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합니다.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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