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때 국내 유통업계를 대표했던 홈플러스. 파산 위기에 몰린 배경에는 사모펀드가 인수한 뒤 이어졌던 자산 매각과 유동성 악화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점포를 판 뒤 다시 빌려 쓰고, 마지막엔 알짜 사업부까지 떼어냈지만 회사를 살리지는 못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홈플러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나라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국내 대형마트 2위였던 홈플러스.
유통 공룡의 추락은 하루아침에 시작된 게 아닙니다.
사모펀드 인수 이후 자산 매각이 이어졌고, 그 끝에 돈줄이 막혔습니다.
출발점은 2015년입니다.
MBK파트너스가 7조 원 넘는 금액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국내 대표 유통기업은 사모펀드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이후 홈플러스 점포와 물류센터는 줄줄이 팔려나갔습니다.
현금 확보를 위해 부동산 자산을 매각한 겁니다.
2016년 이후 매각된 점포와 물류센터는 28곳.
일부는 판 뒤 다시 빌려 쓰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이었습니다.
당장은 현금이 들어왔지만, 매달 임차료를 내야 하는 구조가 됐습니다.
그 사이 대형마트 업황은 나빠졌습니다.
온라인 쇼핑은 커졌고, 소비 침체까지 겹쳤습니다.
점포는 줄고, 비용은 늘고, 본업에서 버는 힘은 약해졌습니다.
돈줄 이상은 지난해 2월 말 밖으로 드러났습니다.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단기자금 차환이 어려워졌고, 홈플러스는 3월 4일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습니다.
회생 과정에서도 해법은 매각이었습니다.
알짜 사업으로 꼽히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1206억 원에 넘겼습니다.
그래도 마지막 돈줄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회생에 필요한 긴급 운영자금은 2000억 원.
홈플러스와 MBK는 채권단 메리츠의 지원을 요구했습니다.
메리츠는 1000억 원 지원은 가능하지만, 대주주인 MBK와 김병주 회장의 보증이 먼저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마지막 자금 부담을 놓고 맞서는 사이 회생 가능성은 더 좁아졌습니다.
법원은 결국 오늘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습니다.
사모펀드 손에 넘어간 유통 공룡은 10년 만에 쪼개지고, 줄어들다가, 끝내 파산 위기에 놓였습니다.
TV조선 이나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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