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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져보니] 또 임기 못채운 방통위원장…'단명 장관' 된 이유는

등록 2024.07.02 20:59

수정 2024.07.02 21:36

[앵커]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임기 181일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방통위원장 자리가 '단명 장관'이 됐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방통위가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김홍일 방통위원장이 왜 7개월 만에 사퇴한겁니까?

[기자]
'방통위 마비'를 막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자진 사퇴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설명입니다. 민주당이 발의한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헌법재판소가 결정을 내릴때까지 위원장 직무가 중단됩니다. 인사 탄핵에 대한 헌재 최종 결정은 6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그럼 그 기간 동안 2인 체제 방통위에 이상인 부위원장만 남게 돼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만큼 그 전에 자진 사퇴했단 겁니다.

[앵커]
김홍일 위원장 전임인 이동관 전 위원장은 100일도 못채우고 사퇴했잖아요?

[기자]
이동관 전 위원장의 임기는 98일이었습니다. 이 전 위원장도 민주당이 탄핵소추안을 발의하자 방통위 업무 중단을 막기 위해 국회 본회의 탄핵안 표결 직전 사퇴했습니다. 이 전 위원장은 사퇴 직전 "제가 그만두더라도 제2, 제3의 이동관이 나온다"고 말했는데요. 후임인 김홍일 위원장이 181일 만에 사퇴하면서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한 방통위원장의 평균 임기는 '넉달 반'이 됐습니다.

[앵커]
​​​​​​​야당은 왜 계속 방통위원장을 탄핵하려는 겁니까?

[기자]
표면적으론 방통위의 2인 의결 체제를 문제삼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송계에서는 다른 분석이 나옵니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방문진 이사진의 임기는 다음달 12일까지인데, 현재 방문진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로 여야 3대6 구도입니다. 방문진이 윤석열 정부 인사들로 바뀌면 MBC 경영진까지 친여 성향으로 바뀔 수 있기 때문에 방문진 이사 임명을 막기 위해서 방통위원장 탄핵카드를 꺼내든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방통위원장은 어떤 자리보다도 중립성이 중요한 자리 아닙니까? 정권이 바뀔때마다 방통위원장직을 놓고 계속 시끄러운 건 문제가 있어 보이는데요.

[기자]
방통위원장 임기는 3년입니다. 3년을 온전히 다 채우고 퇴임한 건 역대 위원장 8명 중 최성준 전 위원장 뿐입니다. 정권에 따라 자진 사퇴하거나 임기를 물려받아 단기직으로 끝난 게 대부분입니다. 방통위원장을 통해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는 시도는 여야를 막론하고 끊이지 않았고, 방통위원장 자리는 여야 갈등의 핵심 지점이었습니다.

홍원식 / 동덕여대 교양대학 교수
"이게 한두 해 된 문제는 아닌데 공영방송 사장 자체가 특정한 정치적 성향에 의해서 결정되면 안 되는 자리인데 사장을 임명하기 위해서 방송통신위원장이 특정한 정치적 성향을 갖고 있는 인물들로 선임된다는 게 굉장히 큰 문제고요."

[앵커]
방통위를 놓고 정치권의 볼썽사나운 탄핵 남발, 꼼수 사퇴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여야의 속내가 뭔지 모르는 국민들이 있겠습니까. 김자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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