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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 "美 은행 리스크, 경제 전반으로 확산할 수도" 우려

등록 2023.03.24 13:37

미국 은행권에서 시작된 위기가 다른 경제 부문들로 퍼질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3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은행 체계에 가해진 압박이 미국 경제 전반으로 번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예상보다 큰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미 금융당국이 "은행권 안팎에 대한 장기적이고 심각한 영향 없이 현재의 혼란을 억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美 연준 의장 "은행 체계 굳건"

이러한 전망은 은행의 안전성을 자신하는 고위 인사들의 최근 발언과 온도차를 나타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과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전날 각각 기자회견과 의회 청문회에서 미 은행 체계가 굳건하다고 자신하며 "필요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의 잇따른 붕괴 직후 모든 예금자를 보호하고 은행들에 긴급 유동성을 제공하는 등 신속한 조치로 급한 불을 껐다는 것이 미 정부 당국의 자평이었다.

■무디스, 은행 리스크 확산 시나리오 제시

아트시 셰트 무디스 신용전략국장 등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은행 리스크가 다른 부문으로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는 3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가장 큰 후폭풍을 일으킬 수 있는 첫 번째 시나리오는 금융시장 참가자들 사이에서 리스크 회피 심리가 퍼져 은행들이 신용 제공을 줄이는 경우다.

보고서는 "올해 내내 금융 여건은 계속 긴축적이고 성장은 느려지면서 이미 신용 문제를 가진 다양한 부문과 기업들이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라며 "이미 문제가 생긴 은행들과 비슷한 위험에 노출된 기업들"을 대상으로 지목했다.

두 번째는 SVB처럼 곤경에 빠진 은행들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민간 기업과 공공 단체들로 위기가 전염되는 경우다.

해당 은행들과 예금, 대출 등 거래를 해왔거나 이 은행 채권 또는 주식을 보유한 기업들을 통해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정책 결정권자들의 실수로 은행 문제가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경우를 꼽았다.

그럼에도 미 정부 당국이 금융권 위기 대처에 "대체로 성공할 것"이라는 게 무디스의 기본적인 전망이라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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