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주민 vs 택배업체…車 없는 아파트서 벌어진 '택배 대란'

등록 2018.04.10 21:25

[앵커]
한 신축 아파트 입구에 택배 물건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주민들이 택배 찾기 전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택배 차량이 집까지 배달하지 않고 입구에 내려놓고만 가 버려서 벌어진 일인데,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윤재민 기자가 이 아파트에 가봤습니다.

 

[리포트]
택배기사가 짐을 아파트 주차장에 차곡차곡 내려놓습니다. 주차장 한 쪽을 가득 채우고 반대편까지 꽉 채웠습니다. 주민은 주차장까지 택배를 가지러 나와야 합니다. 손수레까지 산 사람도 생겼습니다.

박희진 / 아파트 주민
"이렇게 받으러 가야 되니까, 이런 물건을 제가 들고 갈 수 없잖아요. 낮에 남편도 없는데…."

택배기사들은 지난 2일부터 이 아파트 주차장에 택배를 두고 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후진을 하던 택배차량에 어린아이가 부딪칠 뻔 한 일이 있은 뒤 택배차량 진입이 금지됐습니다.

아파트 주민
"엄마가 아니었으면 아이 둘은 벌써 치였겠죠. 단지에 차량 왔다갔다 하는 게 안전한 건 아니잖아요."

관리사무소는 지하주차장으로 가야 한다고 안내합니다. 지하주차장에 무인택배함이 있지만 높이가 낮아 택배 차량이 들어갈 수 없습니다. 택배기사들은 인도로 들어갈 수 있게 길을 열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택배기사들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려면 돈을 들여 차를 고쳐야 하고 일하기도 불편하다며 반대합니다.

김영주 / 택배기사
"이게 사람이 머리 숙이고 일하려면 힘드니까…."

택배업체와 아파트 주민들은 해결책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이 아파트의 택배 대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TV조선 윤재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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