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뉴스9

[신동욱 앵커의 시선] 난민 딜레마

등록 2018.07.02 21:51

수정 2018.07.02 22:13

스웨덴 스톡홀름 도심에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칩니다. "피난처가 필요한 이주민은 모두 받아들여라" 정부에 촉구하는 시위대입니다. 그런데 곁에 긴 치마를 입은 여자가 서 있습니다. 시위대가 아니라 일회용 컵을 들고 구걸하는 집시입니다. 하필 거기 와서 손을 벌리는 바람에 시위대가 머쓱했을 것 같습니다. 스웨덴 사람들이 이주민을 보는 두 가지 시선, 관용과 반감이 엇갈리는 장면입니다.

제주도에 온 예멘인들을 둘러싸고 그제 서울 광화문에서 난민 반대 회와 찬성 집회가 동시에 열렸습니다. 반대 집회 참석자들은 "개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난민법을 악용하는 가짜 난민은 차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난민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두 받아들여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주자"고 했습니다.

먼 나라 얘기로 알았던 난민문제의 불똥이 우리 발등에도 떨어진 겁니다만, 유럽에선 8년 갈등 끝에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그런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나라가 인구에 비해 제일 많은 난민을 받 아들였던 스웨덴입니다. 2015년 한 해 16만명에 이르렀던 난민 수용 숫자를 지난해 3만명까지 줄였고, 부적격 난민 8만명 추방을 진행 중입니다. 난민들이 세계 최고의 복지혜택을 받으려고 브로커를 통해 밀려들면서 갖가지 사회문제가 잇따랐기 때문입니다.

세계 난민은 6850만명으로 프랑스 인구보다 많습니다. 난민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일어난 반감과 경계심은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가장 큰 이유가 됐고, 난민 천사로 불리는 독일 메르켈 총리마저 그제, 다른 EU국가에서 난민 신청을 한 이주자의 독일 입국을 막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제도와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채 무더기 난민 신청을 맞아 당분간 혼선과 갈등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무조건 배척할 수 도, 그렇다고 무조건 받아들일 수 도 없는 것이 난민 문제의 현실입니다.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준과 원칙을 확립하는 일이 시급해 보입니다.

7월 2일 앵커의 시선은 '난민 딜레마'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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