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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7 취재후 Talk] 제2의 요소수 대란 우려…'차이나 리스크' 대비는

등록 2021.11.13 19:11

수정 2021.11.13 19:52

[앵커]
전국을 뒤흔든 요소수 대란 급한 불은 껐지만, 공급대란의 서막에 불과하다는 아슬아슬한 시선이 많습니다. 이상배 기자. 정부가 이제 수급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다, 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안심하기가 쉽지 않아요.

[기자]
네, 사실 안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인 건 현장의 모습들만 봐도 알 수 있는 요소들인데요. 일단 우리나라의 수입품 품목부터 좀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요. 특정 국가 비율이 80% 이상에 속하는 품목만 3,941개 그 중 중국 비율이 1,850개 두 개 중 하나 꼴인데요. 중국 의존도가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요소수의 파장은 지금 전 산업에 미쳤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런 상황이 또 올 수도 있다, 이런 얘긴가요?

[기자]
자동차 차체를 생산하는 마그네슘 잉곳 같은 경우 99.9%를 중국으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석탄 가격 급등으로 조업이 줄어들면서 생산량이 절반 가량 떨어진 것이...

[앵커]
요소랑 굉장히 비슷하네요.

[기자]
네, 바로 그런 상황입니다. 가격이 이미 치솟았습니다. 반도체의 원료로 사용하는 규소는 98.6%, 산화텅스텐도 94.7%나 됩니다.

[앵커]
이상배 기자가 앞서 얘기했던 부분에서 가장 걱정이 됐던 부분이 규소가 만약에 중국이 주지 않는다, 라고 하면 우리 반도체 생산 라인도 멈추게 되는 그런 상황인 건가요?

[기자]
중국이 이번처럼 별다른 공식적 이유도 없이 수출을 미루거나 막으면 얼마든지 가격 혼란이나 공급 대란이 나올 수 있는 건데요. 중국과 러시아 등이 전략 물자화를 통해서 고철들을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상황 때문에 고철 값도 지금 폭등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 경제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현실이기도 합니다.

[앵커]
수치를 보니까 요소 수입 비용이 우리 국내 총 수입액의 0.03%에 불과해요. 이렇게 비중이 적다보니 정부 입장에서는 미리 예측하기는 좀 힘들었다, 이렇게 항변을 하고 있거든요.

[기자]
하지만 이 산업부가 국회에 제출한 서류를 보면 얘기가 좀 달라지는데요.  

[앵커]
아 그래요?

[기자]
네. 공업용 요소 수입 단가가 지난 9월 481달러까지 급등했습니다. 1년 만에 70% 이상 오른 셈인데요. 이상 징후로 볼 수 있는 명확한 시그널이 있었지만 사실상 별다른 대응이 없었습니다. 정보의 중요성은 결국 속도에서 나오는 겁니다. 지난달 중국 해관총서 우리로 치면 관세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11일 공지를 통해서 수출 검역을 예고한 바 있었습니다. 그럼 우리 공관에 보고, 과연 언제 올라왔을까요?

[앵커]
바로 해야 되지 않을까요?

[기자]
공관은 21일에야 관련 사항이 우려가 된다는 보고를 올렸습니다. 고시 결정을 공지한 이후에는 10일 만의 조치인데요. 오죽하면 일부 커뮤니티는 알고 있었는데 정부만 몰랐다는 굴욕적인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시그널을 놓쳤으면 수업료라도 좀 적게 들었어야 하는데 신속대응도 너무 늦었어요. 중국의 한 언론이 한 비판을 보면, 

中 국영 '청두TV' 인터넷매체 '선냐오즈쉰'(지난 8일)
"한국 정부의 무감각함과 위기대응능력의 부족으로 이렇게 심각한 상태로…."

그러면서 한국은 자급자족 경제 구조를 갖추지 못한 점을 좀 지적을 했는데좀 뼈아팠습니다.

[기자]
사실 이 글로벌 밸류체인은 복잡하고 또 촘촘하게 얽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한 국가가 자립할 수 없는 것이 명확한 현실이고 그래서 불가항력적인 부분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외교력이 절실한 상황이고 이미 세계는 공급망 주도권을 쥐기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고 봐야하는 상항입니다.

유영민 / 대통령 비서실장 (지난 10일)
“(요소수 대란을 통해서) 저희들이 비싼 수업료를 냈다고 생각하겠습니다.”

[앵커]
자 그럼 요소수 사태를 한 줄 톡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기자]
네. '중국의 덫' 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중국의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의 특성상 이러한 덫들이 무수하게 산적해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구축해놓는다면 덫이라 할지라도 이런 위험한 요소들을 잘 피해갈 수 있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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