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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I] 취업난에 '임상시험 알바' 몰리는 청춘들

등록 2023.11.28 21:30

수정 2023.11.28 21:33

"신약 먹고 채혈하면 290만원"

[앵커]
제약사가 시장에 신약을 내놓기 위해선, 반드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죠 약효와 안전성을 검증하는 시험이다보니 참가자에겐 많게는 수백만 원의 수당이 지급되는데요. 취업난 속에 2,30대 청년층이 아르바이트 삼아 몰려 들기도 했습니다. 과연, 부작용은 없을까요?

소비자탐사대 안혜리 기자가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병원. 접수대 앞에 긴 줄이 생겨났습니다.

한 제약회사가 개발한 고지혈증 치료제 임상시험에 참여할 66명을 뽑는 자린데, 최고 290만 원의 참여비 지급 조건에 20,30대 지원자들이 몰린 겁니다.

A씨 / 임상시험 지원자
"(왜 하신 거예요?) 돈 벌려고. 위험한 건 아니라고 해가지고."

대학생 커뮤니티나 구직사이트엔 '건당 500만 원' '편한 단기업무' '꿀알바' 등 위험성보다 대가를 강조하는 임상시험 홍보 글이 상당수였는데요.

직접 문의하면 내용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임상시험 중개 업체
"(500만 원짜리 공고는 뭐였어요?) 문의 주시는 내용에 대해서 정확한 답변드리기 어렵습니다."

문제는 약효 검증을 위한 시험이다보니 부작용이 적지 않다는 것.

B씨 / 임상시험 경험자
"피를 계속 뽑으니까 휘청휘청하는 분들도 많고 쓰러지는 분도 많고 그래서 코 부러지시고, 완전 마루타죠."

C씨 / 임상시험 경험자
"코로나 걸린 것처럼 발열이랑 그런 게 심했어요. (의사가) '약 때문은 아닐거다' 이러셔서 흐지부지 넘어갔는데."

부작용이 발생해도 약물과 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되면 보상이 거절되기도 하고. 임상시험 참여비도 고성, 폭언 등 다양한 이유로 지급하지 않거나 줄일 수 있도록 돼 있었습니다.

임상시험 병원 관계자
"(이상 반응 보상은) 인과관계에 따라 달라지거든요. 이게 시기적으로 예를 들어 한 달 뒤 갑자기 뭔가 됐다 이러면 시기적으로 안 맞을 수 있잖아요."

전문가들은 임상시험 이후 6개월이 지나야 다시 참여할 수 있게 돼 있지만,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선 안된다고 경고했습니다.

김이연 /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사람의 몸을 시험 대상 삼는 것이 이렇게 수월해지는 분위기는 의학계에서 굉장히 경계를 해야 하는 분위기고요." 

지난 5년 간 국내 임상시험 참가자는 약 16만 명으로, 약물 이상반응을 겪은 1822명 중 165명이 사망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안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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