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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파일24] '여성 그림' 비상구 유도등 논란

등록 2024.01.15 16:00

수정 2024.01.15 16:05

불이 모두 꺼진 건물 안에서도 환하게 켜져있는 비상구 유도등.

사람이 달려나가는 모습으로 탈출 방향을 알려주죠.

이 픽토그램은 1972년 5월 일본 오사카시 센니치 백화점의 대형 화재로 생겨났습니다.

당시 118명이나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는데, 한문으로 된 비상구 때문에 탈출이 어려워서 피해가 컸다는 판단에 일본이 제작한 도안을 전 세계 표준으로 활용하게 됐고 우리나라도 1992년부터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치마를 입은 여성이 그려진 비상구 도안이 논란이 됐습니다.

"정부가 비상구 유도등 도안에 여성 그림을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나왔고 일부 언론에서 참고용으로 도안이 제시됐던 건데요,

누리꾼들은 "비상구 그림을 보고 남자라고 생각해 본 적 없다", "오히려 성 고정관념을 고착화하는 그림"이다라는 비판 의견이 쏟아졌고,

급기야 정치권에서도 "국민 세금을 가지고 장난하면 안된다"는 지적까지 나왔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행안부는 검토는 했지만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추후 디자인을 변경하더라도 기존 것을 교체하는 게 아니라 신규 설치되는 유도등에 적용하게 될 예정이라 예산 낭비 우려는 없다고 해명했는데요,

사실 이런 논의는 꾸준히 있었죠.

지난 2020년에는 여성 차별이 심한 인도에서도 여성 이미지가 들어간 보행 신호등이 등장했고,

스위스 제네바에서는 횡단보도 표지판의 절반을 여성 그림으로 교체하기도 했습니다.

시대 변화를 반영하고 친절한 안내를 고려한다는 정부의 취지는
나쁘지 않지만 충분한 사회적 공감과 동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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