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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한밤 결단' 배경은…공수처 '늑장수사' 논란

등록 2024.03.20 21:19

수정 2024.03.20 22:20

[앵커]
어젯밤 까지만해도 강경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당의 요구를 전격적으로 수용한 배경은 무엇인지, 대통령실을 취재하는 홍연주 기자에게 자세히 물어보겠습니다. 홍 기자, 황상무 수석 사퇴 발표가 오늘 이른 아침에 발표됐는데, 어젯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기자]
일단 '사의를 수용'하는 형식이긴 했지만,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이미 황 수석은 논란이 된 직후 인사권자에게 거취를 일임했고, 윤 대통령은 주말을 포함해 거의 매일 참모들을 불러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저희 취재로는 어제 이종섭 대사 측이 소환을 서둘러달라는 촉구서를 공수처에 제출했는데, 이 때쯤 이 대사 조기 귀국은 사실상 방향이 잡혔다고 합니다. 황 수석 사퇴의 경우 어젯밤 늦게까지 결론이 나지 않다가 새벽에서야 윤 대통령이 최종 결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밤사이 전격적으로 결정된 탓에 오늘 아침 사퇴 관련 공지가 나오던 순간에도 일부 수석급 참모들은 그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고 합니다. 

[앵커]
어젯밤 상황이 상당히 긴박했던 모양인데, 윤 대통령이 결심을 하게 된 가장 큰 배경, 무엇일까요.

[기자] 
대통령실 관계자는 "민심의 수용, 결과적으로는 당의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했는데, 무엇보다 총선을 3주 앞두고 다시 불거진 수도권 위기론이 큰 영향을 준 걸로 보입니다. 어제 저희가 '100석 이하'란 여권 핵심부의 판세 분석도 전해드렸죠. 윤 대통령은 그동안 '원칙론'과 '법적 판단'을 기준으로 중요한 결정을 해왔는데, 이번에 '국민정서'와 '여론수렴'에 더 무게를 실은 걸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이종섭 대사가 들어오면 야권이 주장했던 '도피' 논란은 자연스럽게 수그러들테고, 이번 사안의 핵심인 수사외압 논란은 어떻게 될까요? 

[기자]
고발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조사 속도가 더딘 건 사실인데, 이 부분에 대해선 정부의 입장은 분명합니다. 이 대사 측과 대통령실에서 빨리 소환해 조사하라고 촉구하는 건, 해병대원 사망 사건에 대한 수사권은 '경찰'에 있기 때문에, 이종섭 당시 국방장관에겐 남용할 권한이 없었다, 즉 직권남용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거죠. 공수처는 현재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압수물의 포렌식 작업 등 자료분석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향후 수사에서 이부분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여권에선 공수처가 고발 6개월이 지나도록 수사가 더뎠던 것 자체가 총선용 아니었냐는 시각도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맞습니다. 지난해 9월 민주당이 고발한 이후 공수처는 반년간 소환 한 번 없이 출국금지 조치만 두 차례 연장했었는데, 이번에 이 대사가 직접 들어와 조사를 촉구하면 실제 의도가 뭐였는지 드러나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앵커]
당정 관계도 일단 봉합국면에, 한동훈 위원장은 '운명공동체'란 표현까지 쓰긴 했는데, 조금 전 보신 것처럼 비례대표 공천은 아직 완전히 정리가 되지 않으 것 같네요.

[기자]
대통령실에선 우선 공천과 관련해선 "당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확실히 선을 긋는 모습입니다. 다만, 당의 요구를 수용했으니 당에서도 대통령실의 정책을 지원해야 한다는 기류도 있습니다. 한 관계자는 "그동안 의료개혁이나 물가관리와 같은 정책 의제를 여당이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다"며 "이제는 당에서도 달라진 태도를 보여야 할 때"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건지, 아니면 또다른 불씨가 남은 건지 하루 이틀 더 지켜봐야겠군요. 홍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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