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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의 역사…불교미술 뿌리에 자리한 여성의 이야기

등록 2024.03.30 19:39

수정 2024.03.30 19:43

[앵커]
동아시아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줄기가 불교미술인데요, 그럼에도 여성을 주제로 이 분야를 풀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의 이야기를, 장동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헌신한다는 관음보살이 선재동자와 눈을 마주치고 있습니다.

보통 관음보살은 남성으로 그려졌지만, 부드러운 얼굴과 자비롭고도 인자한 미소는 어머니를 연상시킵니다.

한중일 불교미술에 담긴 여성성과, 역사에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의 역할을 조명하는 특별전이 열렸습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등 전세계 27개 미술관과 박물관이 소장 중인 걸작 불교미술 92점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인자한 표정과 곡선미가 잘 표현된 조각상과, 무릎에 아이를 안은 관음보살의 모습엔 당시의 여성성이 아름답게 표현됐고, 보살을 따라 극락으로 향하는 화려한 옷차림의 여성이 그려진 불화엔 극락왕생을 꿈꾸는 염원이 담겨있습니다.

숭유억불 조선왕조 왕실에서의 불교의 비중을 증명하는 작품들도 전시됐습니다.

조선 궁궐에서 진행된 불교행사의 모습을 그려낸 '궁중숭불도'와, 왕후의 지원으로 만들어진 대형 불상과 불화에는 왕조의 안녕을 기원했던 왕실 여성들의 의지가 드러납니다.

이승혜 / 전시 큐레이터
"여성에 초점을 맞춘 전시는, 동아시아 불교미술 전체를 아우르는 전시는 없었습니다. 찬란한 불교미술품 안에 담긴 여성들의 번민과 염원, 이분들의 마음을…."

진흙 속에서도 물들지 않고 피어났던 연꽃처럼, 불교에 헌신했던 당시 여성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는 6월까지 이어집니다.

TV조선 장동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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